화정 아이파크 ‘꼼수 철거’로 안전 확보하겠나
2023년 07월 17일(월) 00:00 가가
유례 없는 붕괴 사고로 여섯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광주시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아파트가 이번에는 ‘철거 범위 논란’에 휩싸였다.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의 ‘부분 철거’ 추진에 입주 예정자들이 ‘전면 철거’ 약속을 지키라고 맞서는 상황이다. 여기에 서구청의 묵인 의혹까지 더해지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엊그제 입주 예정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현산의 건물 철거 계획 설명회에서 밝혀졌다. 현산 측은 애초 전면 철거를 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달리 주상 복합 상가인 1~3층은 철거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와 함께 1단지에 한 곳, 2단지에 두 곳 설치되는 1~2층 규모의 근린 생활 시설(주민 공유 시설)에 대해서도 주거 지역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철거 계획조차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체 계획 전반의 인허가를 담당하는 서구청은 지난해 10월부터 현산의 부분 철거 계획을 알고 있었지만, 입주 예정자들과 전혀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고의로 묵인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철거 범위에 중대한 차이가 생겼는데도 현산 측 설명만 듣고 입주 예정자의 의견은 확인하지 않는 등 안이한 행정으로 혼란을 키웠다는 것이다.
입주 예정자들은 철거 계획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현산 측이 철거 범위를 주거 층으로 한정한 것은 정몽규 회장이 ‘8개 동 모두를 철거하고 새로 짓겠다’라고 한 약속과도 다르며, 공사비를 아끼기 위한 ‘꼼수’라는 것이다.
현산 측은 지난 14일 해체 공사를 시작하면서 “안전을 최우선으로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런 만큼 현산과 서구청은 지금이라도 철거 범위에 대한 충분한 논의를 통해 입주 예정자들과 합의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본격적인 철거에 앞서 그 대상과 범위를 분명히 하고, 그것이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인지부터 살펴야 하지 않겠는가.
현산 측은 지난 14일 해체 공사를 시작하면서 “안전을 최우선으로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런 만큼 현산과 서구청은 지금이라도 철거 범위에 대한 충분한 논의를 통해 입주 예정자들과 합의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본격적인 철거에 앞서 그 대상과 범위를 분명히 하고, 그것이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인지부터 살펴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