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위의 시학’ 다양한 모습으로 형상화된 시인들의 세계
2023년 07월 16일(일) 19:05
박철영 시인, 평론집 펴내
“시인의 마음과 가장 닮아있는 시적인 고유성이 ‘시간’과 ‘계절’의 중첩인 ‘층위’ 안에서 상상력을 통해 형상화된다는 것을 화두처럼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내 뇌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것에 대한 의미를 내가 무의식 중에 생각하고 있었다는 방증이다. 그 말에 대한 고뇌가 쉽지 않은 문제라서 이해 가능한 결과로 매듭짓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시인인 박철영<사진> 평론가가 창작과 평론의 경계를 오가며 시를 쓰고 비평을 하는 이유다. 하나를 정진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두 길을 아우른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그야말로 ‘층위’의 삶을 사는 것이다.

박철영 시인이 이번에 펴낸 ‘층위의 시학’(작가)은 다양한 모습으로 형상화된 시인들의 시적 세계를 조명한다.

저자는 이번 평론집에서 ‘계절 속 층위’에서 환기된 사유를 시적 상상력으로 발화한 결과를 시라고 규정한다. 특히 이번 평론집에는 지역 문학의 외연을 확장하고 그 깊이에 초점을 맞췄다. 저자는 1980년 5월 항쟁을 거치면서 출현한 시인들의 시를 조명했다. 나종영 시인을 비롯해 나해철, 박몽구, 이영진, 최두석 등 5월시 동인, 조진태, 조성국, 정윤천, 송태웅, 이상인, 김인호, 김지란 시인 등의 시 정신과 5월 문학의 현주소를 탐색했다.

책은 모두 4부로 구성돼 있다.

1부와 2부는 문예지에서 추천한 시인의 신작시를 매개로 전개되는 시적 흐름을 주목했다. 이 흐름이 계절성과 맞닿아 상상력으로 확장되면서 시적 공감으로 어떻게 환기 발화되는가를 들여다보았다.

3부와 4부에서는 저자가 발표한 계간 평으로, 지난 문예지들 중에서 선정한 시에 대한 평론을 실었다. 여기에서는 시인들의 사유가 감상에 머물지 않고 시적인 상상력으로 발현되는가를 살폈다.

저자는 “시의 지점은 계절로 이어지는 시간의 층위 속에 존재하는 것으로 시인의 변별적인 시적 사유에서 발현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남원 출신의 박철영 시인은 ‘현대시문학’에 시, ‘인간과 문학’에 평론이 당선돼 등단했으며 시집 ‘비오는 날이면 빗방울로 다시 일어서고 싶다’ 등과 평론집 ‘해체와 순응의 시학’ 등이 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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