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 위기 직면한 지역 경제…비상한 대응을
2023년 07월 10일(월) 00:00
올 들어 광주·전남 지역 기업들의 파산이 급증하고 있다. 경기 침체에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高)까지 겹치면서 경영난으로 도산·폐업하는 중소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법원 통계 월보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 말까지 광주지방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 사건 건수는 22건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0건)의 두 배를 뛰어넘는 것이다. 매달 4.4개꼴인 현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파산 신청 기업은 50개를 웃돌며 최근 10년간 역대 최고를 기록할 전망이다.

지역 산업 현장에서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지역을 대표하는 광케이블 전문업체 무송지오씨가 법정 관리를 신청하는 등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해 지역 경제계에 파장이 일었다. 위니아전자 광주사업장은 생산직 사원의 절반인 130여 명에 대해 구조 조정을 단행할 정도로 경영이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 한때 잘나가던 지역 건설사들도 자금난으로 줄도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 상반기 폐업을 신고한 광주·전남 종합 건설사는 21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늘었고, 전문 건설사 폐업도 지난해 113개에서 140개로 증가했다. 광주·전남에서 건설업은 사업체 수 3만 9000개, 종사자는 20만 명에 육박할 정도로 산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복합 경제 위기 속에서 지역 기업들 사이에서는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때보다 힘들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상황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렇다 할 대책이나 정책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비상 상황에서는 비상한 대응이 필요하다. 정치권은 중소기업들의 경영난을 덜어 줄 전방위적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대기업·중소기업 간 상생 협력을 강화하는 등 모든 경제 주체가 위기 돌파에 힘을 모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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