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수호신 ‘산군이’ 미래에는 어떤 모습일까?
2023년 07월 04일(화) 20:40
광주시립창극단 ‘무등산 산군이’
15~16일 광주예술의 전당

광주시립창극단 ‘무등산 산군이’ 공연 모습. <광주 예술의전당 제공>



“별과 바람의 이야기, 무등산의 이야기, 우리의 이야기…”

파란 도깨비 같기도 하고 호랑이도 닮았다. 해태나 용과 흡사한 ‘산군이’는 낯설지만 아이들에게는 신기할 것 같다.

산군이의 정체는 다름 아닌 서기 2122년에 해태로 다시 태어난 ‘무등산 호랑이’. 익히 알려진 호랑이 외형은 분명 아니다.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오염으로 인해 네 발로 무등산을 지키던 호랑이 ‘산군이’가 2122년경에는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까.

광주시립창극단이 제58회 정기공연 ‘무등산 산군이’를 15, 16일(오후 3시) 광주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연다. 이번 공연은 지난 2022년 전통문화관 야외무대에서 선보였던 동명의 작품을 실내로 가져온 것으로, 환경보호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작품은 무분별한 환경파괴로 무등산 호랑이 산군이가 특유의 용맹함과 정기를 잃어버린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원래는 네 다리였지만 환경오염으로 다리 하나를 잃어버린 산군이는 세 다리를 질질 끌고 숲속을 어슬렁거린다. 어느 날, 흰 수염을 기른 노인(박무성)이 산군이에게 나타난다. 노인은 무등산에 웅크리고 있던 다섯 정령을 깨워 춤과 노래로 풀이 죽어있던 산군이를 위로한다.

산군이는 더는 오지 않을 것 같던 ‘호(虎)시절’을 노래와 춤을 통해 떠올린다. 정령들이 노래를 통해 떠올리는 무등산은 별과 바람이 가득해 향기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관객들은 흥겨운 가락에 저절로 자연의 풍경에 빠져든다. 작품은 오늘의 심각한 환경문제를 다루고 있어 아이들에게도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울 것으로 보인다.

공연은 바람에 흩날리는 ‘마지막 씨앗’을 보여주며 마무리된다. 산군이가 뛰놀던 무등산에 예전대로 꽃이 피어날 수 있을까? 다행히 작품은 해피앤딩. 긍정적인 상황으로 공연이 마무리 될 예정이다. 산군이의 내면을 표현해야 하는 특성상 연극의 ‘방백’처럼 ‘방창’의 역할도 이목을 끈다.

아울러 극단의 라인업도 기대를 모은다. 다섯 정령 역에 이미소(해신), 고혜수(화신), 정승기(수신), 이은비(풍신), 정동렬(지신)이 역동적인 무대를 꾸린다. 이들은 수염과 지팡이, 남루한 분장까지 착용해 보는 재미를 선사한다. 소품으로 준비한 파란 산군이 인형은 아이들에게 동심을 심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가야금에는 정해성, 타악에는 도경한이 우리 옛 소리를 더할 예정이며 무용은 정숙희, 나윤정, 배정화 등이 펼친다.

김규형 예술감독은 “이번 작품은 ‘창극’을 쉽고 흥미롭게 즐길 수 있도록 창작한 작품”이라며 “아이들에게 무등산에 얽힌 전설 뿐 아니라 환경보호를 주제로 한 메시지도 잘 전달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석 1만 원에 티켓링크와 전당 홈페이지를 통해 예매 가능. 4세 이상 관람가.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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