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해 위기 공공의료 광주시 지원 강화해야
2023년 06월 29일(목) 00:00
고령화 시대 노인 치매·재활 환자에 대한 치료를 담당하는 광주 지역 공공의료 기반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만성 적자와 경영난으로 인해 노사 갈등이 심화하고 위탁 운영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 2008년부터 5년간 광주시립 정신병원의 누적 적자는 33억 6800만 원, 광주시립 제1요양병원은 28억 9000만 원, 광주시립 제2요양병원은 29억 원에 달한다. 더 큰 문제는 적자 폭이 매년 확대되고 있는 점이다. 정신병원은 2018년 4억 2000만 원에서 지난해 7억 7000만 원으로, 제2요양병원은 같은 기간 2억 3500만 원에서 10억 원으로 급증했다.

무엇보다 이들 병원의 병상 가동률이 코로나19 예비 병상 등을 빼면 90%를 넘을 정도로 알찬 운영을 했음에도 매달 수천 만 원의 적자를 내고 있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공공의료 특성상 진료나 치료를 통한 수입은 변동이 없는 반면 인건비와 물가는 매년 상승하면서 고정 비용 부담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결국 제1요양병원(정신병원 포함)과 제2요양병원의 위탁 운영을 맡았던 우암의료재단과 전남대병원은 재계약을 포기했다. 지난 2월부터 제1요양병원 위탁 운영을 맡은 빛고을의료재단은 인건비 부담이 과중하다며 임금체계 전환에 나섰고, 노조는 이에 반발해 파업을 벌이고 있다.

시립 제1요양병원은 치매환자, 제2요양병원은 재활환자 전문 병원으로 고령화 시대 가장 기초적인 지역사회 공공의료 기반이다. 이들 병원의 경영난과 의료 공백은 곧바로 시민 복지와 직결되는 만큼 광주시는 위탁 경영을 이유로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 정확한 경영 실태 조사를 바탕으로 운영비 등 지원을 강화하고 노사 간 분쟁은 적극 중재해야 한다. 노사 역시 현 상황의 심각성과 공공의료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인식하여 한발씩 양보해 합의점을 찾고 경영 정상화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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