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문해력 수업, 역사의 쓸모가 궁금한 이들을 위한 ‘역사 사용 설명서’
2023년 06월 17일(토) 21:00 가가
최호근 지음
바르샤바 게토에 대한 나치의 최대 목표는 유대인 파괴와 절멸 활동에 대한 은폐였다. 반면, 게토에 머물렀던 유대계 역사가 링엘블룸과 그가 조직한 저항운동 단체 ‘안식일의 꿈(오넥 샤바트)’의 역할은 나치의 은폐 시도에 대한 저항, ‘기억을 위한 투쟁’이었다.
1942년 아우슈비츠 등 절명수용소로 강제 이송이 시작되자 이들은 나치의 정책과 게토의 경제 생활, 지하 활동 등 중요한 자료들을 금속 우유통 3개에 담아 게토 안의 세곳에 나누어 매장했다. 첫번째 우유통은 1946년, 두번째 우유통은 1950년에 발견됐고, 나머지는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이들의 자료는 무엇보다 희생자들 ‘자신이 남긴 기록’이라는 점에서 강력한 증거력을 갖고 있다. 역사의 한 순간은 그들에 의해 영원히 남겨졌다.
독일사와 역사이론을 전공한 최호근 고려대 사학과 교수의 신작 ‘역사 문해력 수업-누구나 역사를 말하는 시대에 과거와 마주하는 법’은 “무엇 때문에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지 묻는 사람에게 친절하게 답해주는” 책이다.
저자는 오랫동안 ‘역사학 개론’ 수업에서 다뤘던 내용 중 학생들이 가장 선호했던 부분과 초중고 현장교사들의 요구를 반영해 역사란 무엇인지, 역사적 진실과 사실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객관적 역사란 가능한지 등 모두 29개의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저자는 역사에 대한 관념적인 설명 대신 동서양의 풍부한 사례를 제시, 독자들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도록 했다.
책은 ‘실용 만능 시대에도 역사를 찾는 이유’, ‘역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세 개의 역사관’ 등 모두 9개의 장으로 나눠져 있다.
역사이론가들에게 ‘치열한 전쟁터 같은 영역’인 ‘역사적 사실과 진실’에서는 한국전쟁 초기 춘천 전투에서 북한군 탱크 여러대를 파괴해 호국영웅으로 대접받고 있는 고 심일 소령의 사례를 통해 사실과 진실의 차이를 따져본다.
또 ‘역사가의 방법 사용 설명서’에서는 사료 비판, 비교, 반(反) 사실적 가정, 계량 등 직업적 역사가로 인정받기 위해 과거에 관한 지식을 발견하는 역사가의 작업 절차에 대해 이야기하며 ‘세계사를 읽은 네 개의 키워드’에서는 순화, 진보, 발전, 문명의 범주에 기초해 세계사의 진행을 설명했던 시도들을 살핀다.
역사가들의 오랜 이상이었던 ‘객관적 역사 서술의 꿈’에서 저자가 주목한 이는 서구 근대 역사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랑케다. 랑케는 역사가의 역할을 ‘실재로 존재했던 그대로’ 과거를 재현하는 데서 찾았다. 후대 역사가들이 ‘고상한 꿈’이라 불렀던 이 주장은 과연 실현될 수 있는지, 실현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한지 막스 베버와 칼 베커의 사례를 들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푸른역사·2만원>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독일사와 역사이론을 전공한 최호근 고려대 사학과 교수의 신작 ‘역사 문해력 수업-누구나 역사를 말하는 시대에 과거와 마주하는 법’은 “무엇 때문에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지 묻는 사람에게 친절하게 답해주는” 책이다.
책은 ‘실용 만능 시대에도 역사를 찾는 이유’, ‘역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세 개의 역사관’ 등 모두 9개의 장으로 나눠져 있다.
역사이론가들에게 ‘치열한 전쟁터 같은 영역’인 ‘역사적 사실과 진실’에서는 한국전쟁 초기 춘천 전투에서 북한군 탱크 여러대를 파괴해 호국영웅으로 대접받고 있는 고 심일 소령의 사례를 통해 사실과 진실의 차이를 따져본다.
또 ‘역사가의 방법 사용 설명서’에서는 사료 비판, 비교, 반(反) 사실적 가정, 계량 등 직업적 역사가로 인정받기 위해 과거에 관한 지식을 발견하는 역사가의 작업 절차에 대해 이야기하며 ‘세계사를 읽은 네 개의 키워드’에서는 순화, 진보, 발전, 문명의 범주에 기초해 세계사의 진행을 설명했던 시도들을 살핀다.
역사가들의 오랜 이상이었던 ‘객관적 역사 서술의 꿈’에서 저자가 주목한 이는 서구 근대 역사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랑케다. 랑케는 역사가의 역할을 ‘실재로 존재했던 그대로’ 과거를 재현하는 데서 찾았다. 후대 역사가들이 ‘고상한 꿈’이라 불렀던 이 주장은 과연 실현될 수 있는지, 실현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한지 막스 베버와 칼 베커의 사례를 들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푸른역사·2만원>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