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노래하다…애잔함이 묻어나다
2023년 06월 11일(일) 20:40
김종두 시인 ‘절망의 벼랑에서 새들은 깃을 갈고 둥지를 튼다’ 펴내
대기업에서 홍보전문가로 퇴임한 김종두 시인이 첫 시집 ‘절망의 벼랑에서 새들은 깃을 갈고 둥지를 튼다’(페이퍼로드)를 펴냈다.

김종두 시인은 광양시 섬진강변 출신으로 현대삼호중공업에서 30여년간을 인사·총무부장으로 근무했으며, 그동안 습작해두었던 시에 신작을 덧붙여 작품집을 발간했다.

절망이라는 벼랑에서 희망을 노래한 그의 시에는 한국 현대 민중사라 할 수 있는 한(恨)과 애잔함이 묻어 있다.

그는 시인의 말에서 “섬진강은 박경리·정호승·김용택·이원규 등 이름 있는 문인들의 고향이거나 문학의 산실이었어요. 제가 늦깎이로 시집을 냈지만, 앞으로도 계속 섬진강의 물살을, 고향 뒤편 백운산의 봉우리를, 그리고 금천의 시냇물을 시를 갈구하는 마음으로 살펴볼 거예요. 그러면 어느 날, 그 선배분들이 막걸리 한 상 차려놓고, ‘어이 막내, 이리 오게’ 할 날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꿈을 꿔본다”고 말한다.

“꽃상여 가네/할머니 가네//열여섯 새색시 시집와/다락논 매고/골골 산골 밤 자루 이고/하루살이 한세월 넘어//꽁보리밥 수제비/식구들 땟거리 챙기고/부뚜막에 서서 물배 채우던//생때같은 자식새끼 전쟁통에 앞서 보내고/곰방대로 버티다/치매에 아기가 되어…”(‘꽃상여 중에서’)

할머니의 꽃상여, 어머니의 수제비는 시대상과서민의 삶을 대변한다. 60~70년대 보릿고개를 넘어야 했던 그 시절 대다수 서민의 식생활은 원조 밀가루로 뜬 수제비가 큰 몫을 차지했다. 요즘은 별미지만 당시에는 질릴 정도로 많이 먹던 음식이었다.

그는 50대 중반 회사를 퇴직하며 일상을 접는 듯했지만,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새 출발하는 마음이라고 했다. 시인으로서 새로운 출발이 기대된다.

/목포=장봉선 기자 jbs@kwangju.co.kr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