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군의회, 진도개 선발대회 예산 ‘멋대로 편성’
2023년 05월 30일(화) 18:45
‘우수 진도개 선발대회’ 예산 1억3000만원 승인
군, ‘진도개 상품화’ 우려 삭감 요구 반영 안돼

세계명견 334호, 천연기념물 53호로 지정된 진도개.<광주일보 자료사진>

진도군의회가 천연기념물인 진도개(진돗개)에 대한 상품화 논란을 부른 ‘우수 진도개 선발대회’ 예산 1억3000만원 편성을 승인했다.

31일 진도군의회에 따르면 16일 열린 2회 추가경정 예산안 심의에서 ‘우수 진도개 선발대회’ 예산 1억3000만원 증액을 의결했다.

앞서 진도군은 해당 대회가 진도개의 상품화를 부추긴다는 우려를 고려해 예산 전액 삭감을 군의회에 요구했다.

진도군의회는 최근 지방보조금을 유용한 혐의를 받는 단체에 오히려 예산을 증액<광주일보 5월23일자 15면>하면서 논란을 빚기도 했다.

군의회는 지역민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예산을 일방적으로 편성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진도개는 우리나라 국견(國犬)으로, 천연기념물 53호로 지정돼 보호·관리되고 있다.

진도개 선발대회는 진도개를 대상으로 순위를 매기고, 살아있는 동물의 상품화를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대회에는 해마다 400마리 넘는 진도개가 출전하고 있다. 입상하는 40마리를 제외한 진도개들이 유기되는 등의 문제점이 제기돼왔다.

진도군 관계자는 “진도개 상품화를 지적하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고 동물보호단체와 지역민의 민원이 쇄도했다”며 “이를 고려해 우수 진도개 선발대회를 잠정적으로 중단하기로 결정하고 예산 삭감의 의회에 요구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4월 열린 ‘신비의 바닷길 축제’에서 진행한 공모전에서는 천연기념물인 진도개를 경품으로 내걸면서 동물보호법 위반 논란이 일었다.

한 군의원은 “매년 하던 대회라 대회 예산을 증액했다”고 설명했다.

진도에 사는 한 주민(68)은 “진도군의회가 지역민 의견을 뭉개고 진도개 선발대회에 대해 독단적으로 예산을 편성했다”며 “군 예산은 주민 의견을 충분히 듣고 공정하고 투명하게 편성돼야 하는데 일부 의원의 의견만 반영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진도=이종수 기자 js7777@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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