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에 부르는 평화의 노래- 이영화 비움박물관장
2023년 05월 12일(금) 00:00 가가
어머니 산 무등산의 넓은 품과 생명줄로 흐르는 광주천을 품고 있는 빛고을 광주는 의로운 고장이다. 역사의 고비마다 불의에 대항하는 광주 사람들은 떨쳐 일어났고, 도도한 역사 흐름에 함께 하며 평화의 땅을 만들려 애썼다. 나라 위해 의로움을 잃지 않고 평화를 노래했던 광주 사람들은 하늘의 별이 되고, 찬란한 꽃이 됐다. 아름다운 광주는 한반도의 빛고을이자, 지구상의 빛고을이다.
끊임없이 과거를 되돌아보고,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는 길목에서 비움박물관은 해마다 오월이 되면 광주민중항쟁을 기리는 전시회를 개최한다. 박물관이라는 공간이 바로 사회·문화적으로 역사 발전을 도모하고 성찰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마침 5월 18일은 반세기 전에 제정된 ‘세계 박물관의 날’이기도 해 의미를 더한다.
매년 다양한 주제로 전시회를 열었던 비움박물관은 올해 특별히 광주 트라우마센터와 공동 전시를 기획했다. 오는 20일까지 열리는 5·18 특별 전시 ‘별이 된 자들을 위하여’(무료 관람)는 독재 권력에 맞서 목숨 걸고 민주화에 기여했던, 별이 된 이들을 위로하기 위해 기획됐으며 다양한 기록과 사진을 통해 작은 주먹밥에 얽힌 사연과 광주 정신을 잇기 위해 마련했다.
전시에서는 광주트라우마센터 회원들의 작품 10여 점과 비움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닳고 닳은 오래된 주걱 200여 점, 가마솥, 대나무 평상, 상 등을 만날 수 있다.
5·18 당시 광주의 대동 세상은 ‘주먹밥’으로 대표된다. 시장 상인을 비롯해 어머니들은 밥을 지어 시위대, 시민들과 나눴다. 세월의 흔적이 담긴 주걱과 가마솥은 바로 우리가 꿈꾸었던 대동 세상을 상징한다. 박물관은 전시 개막일인 10일에는 함께 주먹밥을 나누는 행사를 펼치기도 했다.
1980년 오월 광주는 권력에 눈먼 자 권력에 눈뜬 자들의 무법천지였고 무정부 상태였다. 하지만 그런 아수라장 속에서도 광주는 좀도둑 하나 얼씬거리지 않았고, 사람다운 사람이 되려는 광주 사람들이 서로 의지하며 오직 ‘사람다움만’으로 민주주의를 지키고 평화의 땅을 다졌다.
어느새 세월은 사십여 년이나 흐르고, 민주화를 위해 피를 흘렸던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으로 이 정도 살 만한 세상이 되었다. 그렇다면 누구라도 죄스러운 마음에 고개 숙이지는 못 할망정 죽은 독재자의 말을 따라 하며 앵무새처럼 광주를 욕하고 광주 사람들 욕되게 하는 비겁자들이 더 이상은 없어야 할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나눔’을 항상 소중히 여겼다. 반세기 전만 해도 한반도 전통문화 속에서 배움이 없던 가난한 어머니는 첫 새벽 지극 정성으로 더운 밥을 짓고 가마솥 훈김으로 피어오른 맨 윗밥을 떠서 자식 먹이고 밥솥단지 밑바닥이 가장 낮은 지상의 낙원인 양 밥주걱을 휘저으며 자식 농사의 풍년만을 빌고 또 빌었다. 때론 공부를 잘하고 부를 쌓은 자식이 나눔을 모르고 자신만을 챙길 때 “배운 사람이 그라믄 쓴다냐”며 아픈 말을 하기도 했다. 우리 어버이들은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낮은 자세로 자식을 공부시키고 어질고 높은 사람 되라 이르시며 콩 한 쪽도 어려운 이웃과 나누며 서로 도우라고 낮은 목소리로 당부하셨다.
비움박물관은 이번 전시에서 어머니의 담담하고 아픈 말씀과 닳고 닳은 밥주걱으로 세계적인 평화의 별이 된 광주 사람들을 기리고 위로하려 한다.
지구상의 근원적 가치는 자연의 정직성과 사람 사는 세상의 평화일 터다. 조상들의 손때 묻은 민속품 수만 점을 소장하고 있는 비움박물관은 아슬하게 살아남은 한국 전통문화에 깃든 따스함과 아룸다움으로 내 고장 빛고을 광주의 자존감을 높이고 내 나라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되찾는 데 기여하고 싶다.
광주트라우마 센터와 함께하는 이번 전시를 통해 광주 민중항쟁의 숭고한 정신이 한반도 평화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평화의 밥꽃’ 주먹밥을 나누며 평화의 노래를 쉬운 우리 모국어로 다 함께 부를 수 있기를 기대한다.
5·18 당시 광주의 대동 세상은 ‘주먹밥’으로 대표된다. 시장 상인을 비롯해 어머니들은 밥을 지어 시위대, 시민들과 나눴다. 세월의 흔적이 담긴 주걱과 가마솥은 바로 우리가 꿈꾸었던 대동 세상을 상징한다. 박물관은 전시 개막일인 10일에는 함께 주먹밥을 나누는 행사를 펼치기도 했다.
1980년 오월 광주는 권력에 눈먼 자 권력에 눈뜬 자들의 무법천지였고 무정부 상태였다. 하지만 그런 아수라장 속에서도 광주는 좀도둑 하나 얼씬거리지 않았고, 사람다운 사람이 되려는 광주 사람들이 서로 의지하며 오직 ‘사람다움만’으로 민주주의를 지키고 평화의 땅을 다졌다.
어느새 세월은 사십여 년이나 흐르고, 민주화를 위해 피를 흘렸던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으로 이 정도 살 만한 세상이 되었다. 그렇다면 누구라도 죄스러운 마음에 고개 숙이지는 못 할망정 죽은 독재자의 말을 따라 하며 앵무새처럼 광주를 욕하고 광주 사람들 욕되게 하는 비겁자들이 더 이상은 없어야 할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나눔’을 항상 소중히 여겼다. 반세기 전만 해도 한반도 전통문화 속에서 배움이 없던 가난한 어머니는 첫 새벽 지극 정성으로 더운 밥을 짓고 가마솥 훈김으로 피어오른 맨 윗밥을 떠서 자식 먹이고 밥솥단지 밑바닥이 가장 낮은 지상의 낙원인 양 밥주걱을 휘저으며 자식 농사의 풍년만을 빌고 또 빌었다. 때론 공부를 잘하고 부를 쌓은 자식이 나눔을 모르고 자신만을 챙길 때 “배운 사람이 그라믄 쓴다냐”며 아픈 말을 하기도 했다. 우리 어버이들은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낮은 자세로 자식을 공부시키고 어질고 높은 사람 되라 이르시며 콩 한 쪽도 어려운 이웃과 나누며 서로 도우라고 낮은 목소리로 당부하셨다.
비움박물관은 이번 전시에서 어머니의 담담하고 아픈 말씀과 닳고 닳은 밥주걱으로 세계적인 평화의 별이 된 광주 사람들을 기리고 위로하려 한다.
지구상의 근원적 가치는 자연의 정직성과 사람 사는 세상의 평화일 터다. 조상들의 손때 묻은 민속품 수만 점을 소장하고 있는 비움박물관은 아슬하게 살아남은 한국 전통문화에 깃든 따스함과 아룸다움으로 내 고장 빛고을 광주의 자존감을 높이고 내 나라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되찾는 데 기여하고 싶다.
광주트라우마 센터와 함께하는 이번 전시를 통해 광주 민중항쟁의 숭고한 정신이 한반도 평화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평화의 밥꽃’ 주먹밥을 나누며 평화의 노래를 쉬운 우리 모국어로 다 함께 부를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