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속의 5월로 꽃피우자 - 이지현 5·18부상자동지회 초대회장, 시인·연극인
2023년 05월 10일(수) 22:00 가가
또 다시 가슴 시린 5월이다. 서울에서 연예인을 꿈꾸던 필자는 고교 야구가 열릴 때마다 동대문 야구장을 찾았다. 모교를 비롯한 호남 고교 야구의 응원을 주도했다.
그러다 5·18을 만났다. 장미꽃이 아름답게 웃던 1980년 5월 필자는 계엄군의 총칼에 부상당하고, 남동생은 연행을 당했다. 동병상련의 아픔을 안고 5·18 유가족과 결혼한 누이는 ‘1983년 묘지 이장 음모 사건’으로 세상을 등졌다. 결국 풍비박산 난 가정을 아내에게 맡기고 투사의 길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
감시와 연행을 비롯한 민간인 사찰과 강제납치·구속·고문 등 5월만 되면 ‘5월병’이란 트라우마가 겹쳐 극단적 선택을 고민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죽을 복마저 없던 운명인가’ 되뇌이며 파란만장한 세월을 피눈물로 보냈다. 지속적인 형사들의 미행 탓에 지인들에게 피해를 줄까봐 만날 수조차 없었다.
어쩌다 모임에 참석할 때면 기립박수로 환영을 받았다. 쑥스러웠지만 폭도라는 누명으로 받은 스트레스가 날아갔다. 그리고 자긍심을 느꼈다. 그런데 요즘은 어떠한가.
“야. 너희들이 광주 망신시킬래” “어떤 ○○이 특전사를 끌어들였냐” “이제 당사자주의를 버리고 가만있어라” “덕석몰이 안 당하려면 잘 좀 해라” 등등 심지어 육두문자까지 쏟아내는 사람들이 많다. 열심히 응원하던 시민들이 이제는 5·18을 두고 분노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시민들의 분노도 이해가 된다. 그렇게 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1994년에는 5·18기념재단 설립 주도권을 놓고 광주가 두 토막 났다. 2007년에는 도청 원형 보존을 놓고 건설회사와 밀착한 사람들에 의해 충돌했다. 그러더니 올해 2월 19일에는 특전사와 함께 ‘대국민 공동 선언’을 한다며 광주시민의 가슴을 갈기갈기 찢어 놓고 말았다.
오죽했으면 197개의 시민사회단체가 결집해 ‘5월 정신 지키기 범시민 대책위원회’를 결성했겠는가. 5·18 유공자증을 반납하고 광주를 떠나고픈 심정이다.
일부 몰지각한 지도자들이 분탕을 치다 보니 5·18을 우습게 보는 자들이 준동하고 있다. 소위 목사로 알려진 전광훈 씨는 지난달 27일 첫 집단 발포가 벌어졌던 광주역 광장에서 5·18 민주화운동 과정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며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광주시민을 폄훼했다. 이들의 만행은 5월이 익어갈수록 더욱 드세질 것이다.
특전사 출신들이 5윌 21일 국립 5·18민주묘지를 또 참배한다고 한다. 자신들의 과오에 대한 고백도 성찰도 없이 광주에서 헌혈을 한다고 하니 누가 진정성 있게 받아들이겠는가. 평화로운 시위대에 무참히 발포하고, 헌혈한 여학생마저 죽인 자들이 바로 공수부대 아니던가. 특전사는 제발 진정한 사과 없이 광주에 오지도 말고 광주를 슬프게 하지 마라. 또한 특전사와 함께 또다시 만행을 저지르려는 5·18 두 단체 회장은, 역사 앞에 사죄해야 한다.
자랑스러운 5월은 5·18 당사자나 광주시민들만의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이 가꾸어야 할 소중한 자산이고 가치며 보배다. 주먹밥 공동체 정신을 회복하여 감동을 심자. 그래야만 세계 속에서 5월이 당당하게 꽃을 피울 것이다.
그러다 5·18을 만났다. 장미꽃이 아름답게 웃던 1980년 5월 필자는 계엄군의 총칼에 부상당하고, 남동생은 연행을 당했다. 동병상련의 아픔을 안고 5·18 유가족과 결혼한 누이는 ‘1983년 묘지 이장 음모 사건’으로 세상을 등졌다. 결국 풍비박산 난 가정을 아내에게 맡기고 투사의 길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죽을 복마저 없던 운명인가’ 되뇌이며 파란만장한 세월을 피눈물로 보냈다. 지속적인 형사들의 미행 탓에 지인들에게 피해를 줄까봐 만날 수조차 없었다.
“야. 너희들이 광주 망신시킬래” “어떤 ○○이 특전사를 끌어들였냐” “이제 당사자주의를 버리고 가만있어라” “덕석몰이 안 당하려면 잘 좀 해라” 등등 심지어 육두문자까지 쏟아내는 사람들이 많다. 열심히 응원하던 시민들이 이제는 5·18을 두고 분노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오죽했으면 197개의 시민사회단체가 결집해 ‘5월 정신 지키기 범시민 대책위원회’를 결성했겠는가. 5·18 유공자증을 반납하고 광주를 떠나고픈 심정이다.
일부 몰지각한 지도자들이 분탕을 치다 보니 5·18을 우습게 보는 자들이 준동하고 있다. 소위 목사로 알려진 전광훈 씨는 지난달 27일 첫 집단 발포가 벌어졌던 광주역 광장에서 5·18 민주화운동 과정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며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광주시민을 폄훼했다. 이들의 만행은 5월이 익어갈수록 더욱 드세질 것이다.
특전사 출신들이 5윌 21일 국립 5·18민주묘지를 또 참배한다고 한다. 자신들의 과오에 대한 고백도 성찰도 없이 광주에서 헌혈을 한다고 하니 누가 진정성 있게 받아들이겠는가. 평화로운 시위대에 무참히 발포하고, 헌혈한 여학생마저 죽인 자들이 바로 공수부대 아니던가. 특전사는 제발 진정한 사과 없이 광주에 오지도 말고 광주를 슬프게 하지 마라. 또한 특전사와 함께 또다시 만행을 저지르려는 5·18 두 단체 회장은, 역사 앞에 사죄해야 한다.
자랑스러운 5월은 5·18 당사자나 광주시민들만의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이 가꾸어야 할 소중한 자산이고 가치며 보배다. 주먹밥 공동체 정신을 회복하여 감동을 심자. 그래야만 세계 속에서 5월이 당당하게 꽃을 피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