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 위한 한미정상회담을 기대한다-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2023년 04월 26일(수) 22:00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한미정상회담은 외교의 빅 이벤트이다. 기대가 크지만 걱정이 앞서는 이유는 최근 국가간 현안이 산적해 있고, 어떤 의제를 다룰지 구체적인 정보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12년만의 국빈 방미를 계기로 윤석열 대통령이 대한민국 국익을 위해 가장 우선해야 할 것은 경제와 안보다.

첫번째 한반도 긴장을 완화해야 한다. 최근 북한의 연이은 군사도발로 인해서 우리 국민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인내’ 기조를 전환하여 대화와 관계 정상화의 여지를 만들어야 한다. 북한의 도발을 예방하고 억지할 수 있는 대책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해야 한다.

러시아와의 긴장도 우려가 크다. 미국 정보기관의 불법도청 문건에서 나온 한국산 포탄 우크라이나 우회지원과 관련하여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 제공시 한국과의 관계가 파탄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폴란드 총리는 한미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 한국의 우크라이나 포탄지원에 미국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만약,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직접적인 무기지원을 요청한다면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서 단호히 거절하고 살상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훼손하지 말아야 한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한반도 평화이지 전쟁이 아니다. 두번째로는 미래 세대를 위해 우리의 전략산업을 지켜내야 한다.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미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정책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세계는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첨단산업 주도권 확보를 위해 치열한 전쟁중이다. 이제 글로벌 경쟁구도가 치열해진 만큼 더 이상 기업 혼자만의 힘으로 싸울 수는 없다. 국가가 나서서 전략산업을 지켜야 미래 세대의 먹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대한민국 영업사원 1호인 대통령이 나서야 하는 이유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불리한 반도체법 가드레일 조항의 수정을 요구해야 한다. 미국은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을 받은 기업이 향후 10년간 중국 등 우려 국가에서 반도체 제조시설 투자를 하면 보조금을 일체 반환해야 한다는 조항을 만들었다. 또한, 보조금 회수 판단을 위해서 우려 국가에 얼마나 투자했는지 검토하겠다며 우리기업에게 경영상 기밀정보 등 핵심정보까지 요구할 것이다.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의 주력제품은 메모리 반도체이다. 메모리 반도체는 전자산업계의 볼트와 너트에 비견되는 소모품이기 때문에 애초부터 국가안보 우려 명분으로 미국이 추진하는 일련의 조치에 적용대상이 되는건 억지스런 부분이 있다. 메모리 반도체 기업은 가드레일 조항에서 배제되도록 요구해야 한다.

또한, 미국은 작년 10월부터 미국기업 뿐 아니라 네덜란드와 일본의 세계 주요 반도체 장비회사들의 중국 수출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에서 40% 가까이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중인데, 다행히 1년간 생산장비 수출규제를 유예 받았지만 올해 10월부터는 우리 기업들도 반도체 생산장비 수출규제 대상이 된다. 유예조치의 연장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중국에 투자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십조원 가치의 공장은 기술과 생산장비의 업그레이드가 불가해 수년내 고철덩어리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 올해 9월 종료되는 수출규제 유예기한을 재연장하거나 규제대상에서 배제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미국은 전기차 배터리 부품과 핵심광물을 ‘외국 우려단체’에서 조달할 경우 세액공제 혜택을 주지 않겠다고 한다. ‘외국 우려단체’로 중국기업이 상당수 포함될 것으로 예상이 된다. 중국산 부품과 핵심광물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배터리와 전기차 업체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조달제한 비중을 우리 기업에게 유리한 수준으로 조율해야 한다. 최종 조립지가 미국 및 FTA체결국으로 한정하는 부분도 완화해야 한다. 현대기아차의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은 2025년 완공될 예정이다. 최소한 완공시점까지는 보조금 혜택을 완화하는 조항을 이끌어 내기를 우리기업은 절실히 바라고 있다.

광복 이후 미국을 국빈방문 했던 이전 대통령의 전례를 볼 때, 전략적으로 얻은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내주고 와서 실속이 크지 않았던 경험이 있다. 최근 한일정상회담에서 우리의 일방적 양보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적반하장격 태도에 국민의 충격이 가시지 않았으며, 미국 정보기관의 우리나라 도청 의혹에 대한 국민 불만과 불신도 커지고 있다. 동맹국 도청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야 관계가 진전될 수 있을 것이다. 한미정상회담 이후 미국언론에서 바라본 한국의 성과는 미국측 입장에서 “통큰 결단”이었다는 긍정적 평가 보다는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해 신중한 태도로 일관했다”는 비판적 평가가 나오길 바란다. 대한민국 영업사원 1호인 대통령의 선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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