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에서 한자 공부를 하게 하자-정기연 전 영암신북초등학교 교장
2023년 02월 07일(화) 22:00
겨울방학 중인 1~2월에는 각급 학교에서 2023학년도 학교 교육 계획을 세운다. 교육 계획에 학생들이 경험해야 할 교육과정 편성이 어떻게 되었느냐에 따라 학교와 학생들 변화의 차가 생기게 된다. 학교 교육 계획은 국민 교육을 위해 교육부에서 지시한 상위 목표인 기조 자료와 학생 실태조사·학부모 의지 조사인 기저 자료를 근거로 해서 학교장 책임 하에 교사들이 작성한다.

어떤 경험을 언제 하게 하는 것이 효과적인가를 교육학자 하비가스트(Havighurst, R.)는 일생을 여섯 가지 시기로 나누어 각각의 시기에 고유의 발달 문제를 제시하고 달성을 위한 교육의 역할을 명백히 밝혔다. 초등학교에서 반드시 해야 할 경험을 하지 못하고 중학교 과정으로 간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초등학교 교육과정은 지적인 면에서는 문자의 이해와 암기 습득이다. 문자라 하면 숫자도 있고 한글 한자 영문자도 있다. 국제화 시대가 되면서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그런데 우리 말과 문학의 근원이 되는 한자는 한글 전용이라는 고집에 뒷전으로 밀려 법적으로 2009년부터 초등학교에서 교장 재량으로 한자 교육을 하게 되어 있으나 초등학교 교육과정에 한자 교육은 빠져 있다. 자기의 이름을 한자로 지었는데 자기 이름을 읽지 못하는 한자 문맹은 누구를 탓할 것인가?

한자 문맹에 대한 대책으로 교육부에서 2018년부터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한자 병기(倂記)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는데 이것도 한글 전용자들의 반대에 부딪혀 시행되지 못했다.

자녀의 교육은 부모가 가정에서 먼저하고 이어서 교권을 학교에 넘겨 학교 교사가 자녀를 학생으로 교육한다. 이러한 자녀와 학생이 글을 못 읽는 한자 문맹이 된 것에 대해 부모와 학교는 교육 백년대계의 차원에서 새로운 각성과 변화가 있어야 한다.

광주시·전남도 교육청에서는 2023학년도 초등학교 교육과정 창의 체험 학습 과정 편성 지침에 학교장 재량 시간에 한자 교육을 선택해서 하도록 시달했다. 학교에서 한자 교육을 하려면 국어책을 전교생이 소지하고 있듯이 검인정 한자 교재를 학생들이 지급받아 소지하고 학교에서 안내하고 지도한 방법대로 한자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암기력이 가장 좋은 초등학교에서 암기해야 할 필수적인 것을 못 하고 실기한다면 후회만 따를 뿐이다. 광주·전남에는 지역 교직자들이 편집한 검인정 초등학교 한자 교재가 있다.

지금 시중 서점에는 한자 공부를 독습으로 할 수 있는 교재들이 선보이고 있다. 한자 교재의 선택은 학교에서 선택 사항이나 학생들이 쉽게 한자 공부를 할 수 있게 편집된 교재를 선택해야 한다. 부모와 교사가 한자 문맹의 늪에서 벗어나 초등학교에서 창의적으로 한자 교육을 하게 해야 할 것이다.

발달 단계 중 문자 인식도가 가장 빠른 초등학교에서 한자 교육을 의도적으로 시행하여 한자 문맹을 구제해야 한다. 교육하는 가정과 학교에서는 한자 교육이 가장 효과적인 시기가 초등학교임을 알고 초등학교에서 한자 교육을 하게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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