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조금씩- 송기동 예향부장
2023년 01월 10일(화) 00:45 가가
“하루를 잘 지내 보려고 구입했어요. 내년은 올해와 다르기를.” “그림과 함께 좋은 하루를 매일 열 수 있을 것 같아요.” 독자들이 인터넷 서점에서 판매하는 ‘일력’(日曆)에 붙인 한 줄 평이다.
디지털 시대에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줄 알았던 아날로그 감성의 일력이 요즘 호응을 얻고 있다. 인터넷 서점 홈페이지에서 ‘일력’을 검색해 보면 240여 종의 상품이 뜬다. 과거에 비해 일력의 종류와 구성이 다채롭다. 예전 일력이 A4 정도 크기에 큼지막한 날짜 위주였다면 요즘 일력은 엽서만한 크기에 사용자의 의미 있는 하루를 충족시킬 명언과 그림 등을 게재했다. 고전에서 뽑은 문장을 비롯해 서정시, 클래식, 명화, 시와 노래, 애니메이션 영화, 영어회화 등 일력마다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그날 일력을 찢어 버리기 아까울 정도다.
주변에서 일력을 사용하는 이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50대 A는 ‘채근담’ 등 동양 고전에서 뽑은 문장 365개로 구성된 일력을 어렵사리 구했고, B는 평소 좋아하던 에세이스트·일러스트레이터인 작가의 일력을 구매했다. A는 고전 속에서 길어 올린 한 문장, B는 작가가 제시하는 오늘의 단어와 일러스트를 매일같이 보고 되새기며 작은 행복감을 만끽한다.
최근 새해 일력을 장만했다. 제각기 매력을 발산하는 여러 일력들 가운데 클래식을 테마로 한 상품을 골랐다. 1월 1일에는 ‘새로운 모험을 떠나는 첫 날이다. 심장을 뒤흔드는 합창단의 노래와 커다란 북소리로 새해를 시작해 보자’는 문구가 적혀 있다. 그리고 스마트폰으로 QR 코드를 인식하면 바흐의 ‘B단조 미사’ 중 ‘상투스’(Sanctus)로 바로 연결돼 감상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인터넷 서점에서 ‘일력’을 고르던 중 관련 태그가 눈에 띄었다. ‘#매일매일 조금씩’. 지난해 12월 카타르 월드컵때 ‘중꺾마’(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열풍이 불었다. 새해는 작심삼일(作心三日)을 100번 하더라도 토끼 해를 매일매일 거북이 걸음으로 조금씩 나아갈 일이다. 날로 새로워지는,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을 꿈꾼다. 오롯이 한 해를 끌고 갈 동력이라면 ‘중꺾마’가 아닐까.
/송기동 예향부장 song@kwangju.co.kr
디지털 시대에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줄 알았던 아날로그 감성의 일력이 요즘 호응을 얻고 있다. 인터넷 서점 홈페이지에서 ‘일력’을 검색해 보면 240여 종의 상품이 뜬다. 과거에 비해 일력의 종류와 구성이 다채롭다. 예전 일력이 A4 정도 크기에 큼지막한 날짜 위주였다면 요즘 일력은 엽서만한 크기에 사용자의 의미 있는 하루를 충족시킬 명언과 그림 등을 게재했다. 고전에서 뽑은 문장을 비롯해 서정시, 클래식, 명화, 시와 노래, 애니메이션 영화, 영어회화 등 일력마다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그날 일력을 찢어 버리기 아까울 정도다.
/송기동 예향부장 so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