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고봉·영남 퇴계 후속세대 한자리에
2023년 01월 06일(금) 02:00
월봉서원, 호남권 최초 영호남 ‘서원 강학회’ 개최
안동 도산서원과 6~8일 함께 숙식하며 ‘심포지엄’

광주 광산구 월봉서원에서 진행된 선비체험 장면. <광주일보 자료>

광주 월봉서원은 고봉(高峰) 기대승(1527~1572)의 학덕과 사상을 기리기 위해 조성됐다. 1654년 효종이 ‘월봉’이라는 명칭을 사액했으며 사우를 비롯해 동재와 서재 등을 갖췄다.

기대승은 퇴계 이황(1501~1570)과 사단칠정을 비롯한 성리논변을 펼칠 만큼 학문이 깊었다. 학계에서는 고봉과 퇴계의 교유와 논변이 조선 성리학의 지평을 넓힌 것으로 평한다.

고봉과 퇴계의 뒤를 잇는 학문 후속세대들이 한자리에 모여 강학회를 열어 눈길을 끈다.

월봉서원은 6일부터 8일까지 안동의 도산서원과 함께 ‘2023년 월봉서원 동계 서원 강학회’를 연다. 무엇보다 호남권 최초로 영호남 서원 강학회를 연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번 행사는 월봉서원장과 도산서원장을 겸하고 있는 김병일 원장의 발의로 성사됐다. 또한 행주기씨 문헌공 종중(기호석 회장)이 주최하고, 전남대 호남학연구원(정명중 원장)과 월봉서원 숭덕회(대리 최흥렬 부이사장), 광산구(박병규 구청장)가 후원하며 전남대 호남학연구원 호남학당이 주관한다.

영호남 ‘서원 강학회’는 오래된 미래이자 인문문화자원인 서원의 공부를 토대로 한다. 영남의 대표 서원인 도산서원은 퇴계 이황이 지은 도산서당이 모태가 됐을 만큼 퇴계의 학문과 사상이 깊이 드리워진 곳이다.

당초 ‘서원 강학회’는 서원에서 행하는 집단 공부 모임을 일컫는다. 조선시대에는 ‘강회’(講會)라는 말이 주로 쓰였으며 오늘날로 치면 ‘심포지엄’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월봉서원 강학회에서는 과거에 서원 유생들이 강회를 진행했던 방식을 적용할 예정이다. 강학을 주재하는 강장(講長) 6인을 비롯해 공부할 책을 읽을 강독유사(講讀有司) 6인, 논의를 이끄는 토론유사(討論有司) 6인로 구성했다.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진행되는 조강(朝講),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진행되는 주강(晝講),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진행되는 석강(夕講) 등 총 여섯 차례의 강학이 진행된다.

참석자 면면도 다양하다.

안동 도산서원에서는 이광호 국제 퇴계학회장을 비롯해 정순우 다산학술문화재단 이사장, 허권수 동방학연구원장, 김언종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안병걸 안동대학교 명예교수 등 참공부 회원 20여 명이 참여한다.

우리 지역에서는 김충호 훈몽재 산장 외에도 김경호 전남대 호남학과 교수, 이원석 전남대 철학과 교수, 안동교 한국학호남진흥원 부장, 기호철 문화유산연구소 길 소장 등 20여 명이 참여한다.

주강에는 사전에 신청한 일반 시민도 참석할 수 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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