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천 시인 “시가 삶 속 ‘아름다움’ 환기했으면”
2025년 09월 22일(월) 20:50 가가
‘점등인의 별에서’ 제 1회 아름다운 시집 선정
창작지원금 3000만원 수여
번역본으로 미국 출간도 앞둬
창작지원금 3000만원 수여
번역본으로 미국 출간도 앞둬
“눈물이 많아졌다는 저녁이/ 해안선 근처를 걷고 있었다 등대 아래에서/ 시詩를 쓰다가 온다고 했다// 너라는 말이 멀어 보여서 내게도/ 울 뻔했던 빗소리가 찾아온 적이 있었다// 그 후로/ 한동안은 점등인이라는 말이 따뜻했다// 휘파람 소리를 맡겨놓고 간 계절은 지나갔어도/ 별들은 시간을 지켜 찾아오고는 하였다(후략)”
정윤천 시인의 ‘점등인의 별에서’라는 작품이다. 아름다운 시간과 장면을 포착하는 데 중점을 두고 쓴 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편의 쓸쓸한 풍경화를 보는 느낌이다.
또한 이 작품은 ‘점등인의 별에서’(신세계문학)의 동명 시집의 표제시이기도 하다. 차분히 작품을 읽다 보면 시가 주는 울림에 빠져든다.
시집 ‘점등인의 별에서’가 ‘제1회 아름다운 시집’에 선정됐다. 상금 3000만원.
이번 아름다운 시집 선정은 한국매일뉴스가 문학 생태계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취지로 올해 처음 도입했다. 한국매일뉴스는 자매지 ‘문학평론’ 계간지를 펴내고 있으며 인천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정 시인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뜻밖의 일에 처음엔 좀 당황하기도 했다”며 “두어 달 전 편집 중인 가을호 문예지 초대시 란에 저의 원고를 준 것이 인연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매일뉴스는 문단의 기여와 함께 문화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다”며 “소년원 등에 제소 중인 학생을 대상으로 한 문학상과 기성 문단의 시인이나 시집 중에 ‘아름다운 시’ 발굴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문학상이 아닌 창작지원금을 수여하는 의미가 대략 가늠이 됐다. 아름다운 시를 쓰는 것도 좋지만 그것이 사회에 어떤 긍정적인 기여를 했으면 하는 바람 등이 담겨 있는 듯 했다.
그는 “세계 도처에서 진행 중인 전쟁이 그렇고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목과 질시의 세태는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을 하게 한다”며 “근대와 현대의 문화적 장르 가운데 비교적 힘없는 위치로 취급되는 시와 시인의 목소리가 매미의 울음처럼 작지만 ‘아름다움’을 환기했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시집은 미국 출간도 앞두고 있다. 영어 매거진 ‘GUNSAN EXPRESS’ 번역 지원으로 조만간 발간될 예정이다.
특히 작품집에는 한희원 화가의 작품도 몇 편 수록돼 있다.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는 한 화가의 작품이 ‘아름다운’ 시와 결부돼 서정적인 분위기를 발한다. 발문은 송재학 시인이 썼으며 표사글은 김이듬 시인이 작성했다.
“문학성만으로 접근한 작품들만은 아닙니다. 어쩌면 일반적인 독자나 애호가들에겐 ‘아름다운 시집’이라는 설명이 맞을 것도 같네요.”
시인이 상정하는 ‘아름다움’에 대해 어느 정도 가늠이 됐다. 화순 출신의 그는 현재 광주에서 발행되는 문예지 ‘시와사람’ 편집주간을 맡고 있다. 또한 얼마 전 창간 1주년 행사를 마친 서울에서 발간하는 문화매거진 ‘시의 시간들’ 편집주간도 겸하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시를 이야기하는 도서관 프로그램, 격주로 서울에서 하는 시작 강의 등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정 시인은 “건강 문제로 이제부터는 조금씩 바깥일을 점차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며 “오래 전부터 앓아온 안구질환으로 한쪽 눈은 실명으로 인한 장애진단이 내려진 상태”라고 말했다. “남은 한쪽 눈도 예후가 그리 좋지 않은 상황으로 진행 중에 있다”는 말은 안타까움을 주었다.
역설적으로 그런 상황이 시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는 듯했다. “글씨를 식별할 수 있는 시간이 몇 년쯤 남아 있는지 모르는 상태”는 좋은 시를 쓰고 싶은 열망으로 전이되는 모양이었다.
“가장 중요한 일은 수년째 퇴고를 거듭하고 있는 새 시집의 원고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 시집이 저의 마지막 시집이 될 수도 있다는 초조함 때문이지요.”
한편 정 시인은 1991년 계간 ‘실천문학’을 통해 등단했으며 30여 년 동안 꾸준히 창작활동을 해오고 있다. ‘긔여’ 작품이 국정 중2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또한 이 작품은 ‘점등인의 별에서’(신세계문학)의 동명 시집의 표제시이기도 하다. 차분히 작품을 읽다 보면 시가 주는 울림에 빠져든다.
시집 ‘점등인의 별에서’가 ‘제1회 아름다운 시집’에 선정됐다. 상금 3000만원.
정 시인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뜻밖의 일에 처음엔 좀 당황하기도 했다”며 “두어 달 전 편집 중인 가을호 문예지 초대시 란에 저의 원고를 준 것이 인연이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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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세계 도처에서 진행 중인 전쟁이 그렇고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목과 질시의 세태는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을 하게 한다”며 “근대와 현대의 문화적 장르 가운데 비교적 힘없는 위치로 취급되는 시와 시인의 목소리가 매미의 울음처럼 작지만 ‘아름다움’을 환기했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시집은 미국 출간도 앞두고 있다. 영어 매거진 ‘GUNSAN EXPRESS’ 번역 지원으로 조만간 발간될 예정이다.
특히 작품집에는 한희원 화가의 작품도 몇 편 수록돼 있다.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는 한 화가의 작품이 ‘아름다운’ 시와 결부돼 서정적인 분위기를 발한다. 발문은 송재학 시인이 썼으며 표사글은 김이듬 시인이 작성했다.
“문학성만으로 접근한 작품들만은 아닙니다. 어쩌면 일반적인 독자나 애호가들에겐 ‘아름다운 시집’이라는 설명이 맞을 것도 같네요.”
시인이 상정하는 ‘아름다움’에 대해 어느 정도 가늠이 됐다. 화순 출신의 그는 현재 광주에서 발행되는 문예지 ‘시와사람’ 편집주간을 맡고 있다. 또한 얼마 전 창간 1주년 행사를 마친 서울에서 발간하는 문화매거진 ‘시의 시간들’ 편집주간도 겸하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시를 이야기하는 도서관 프로그램, 격주로 서울에서 하는 시작 강의 등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정 시인은 “건강 문제로 이제부터는 조금씩 바깥일을 점차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며 “오래 전부터 앓아온 안구질환으로 한쪽 눈은 실명으로 인한 장애진단이 내려진 상태”라고 말했다. “남은 한쪽 눈도 예후가 그리 좋지 않은 상황으로 진행 중에 있다”는 말은 안타까움을 주었다.
역설적으로 그런 상황이 시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는 듯했다. “글씨를 식별할 수 있는 시간이 몇 년쯤 남아 있는지 모르는 상태”는 좋은 시를 쓰고 싶은 열망으로 전이되는 모양이었다.
“가장 중요한 일은 수년째 퇴고를 거듭하고 있는 새 시집의 원고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 시집이 저의 마지막 시집이 될 수도 있다는 초조함 때문이지요.”
한편 정 시인은 1991년 계간 ‘실천문학’을 통해 등단했으며 30여 년 동안 꾸준히 창작활동을 해오고 있다. ‘긔여’ 작품이 국정 중2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