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진 가족들 노래로 하나 된 소중한 시간이었죠”
2023년 01월 03일(화) 20:05 가가
‘으뜸孝 남구TV 100세 노래자랑’ 우승 영암출신 김성자·김태형 남매
폭설에도 대전 누나집 찾아 맹연습 노래 갈증 풀어
전남도청 30년 근무…도립국악단 설립 등 앞장서
폭설에도 대전 누나집 찾아 맹연습 노래 갈증 풀어
전남도청 30년 근무…도립국악단 설립 등 앞장서
광주시 남구가 진행한 ‘으뜸孝 남구TV 100세 노래자랑’의 최종 우승은 영암출신 김성자(71)씨와 김태형(68)씨가 차지했다. 오누이 사이인 이들은 ‘산책로팀’이라는 이름으로 출전했다.
지난해 3월 16일부터 연말까지 진행한 ‘으뜸孝 남구TV 100세 노래자랑’은 60세 이상 어르신 참가자를 포함해 전체 팀원 나이가 100세 이상인 팀들이 참여한 노래 대회다. 11주간 매주 한차례씩 예선 무대를 치러 지난해 12월 28일 최종 결선무대를 통해 우승자가 가려졌다.
김태형씨는 “이번 노래자랑은 멀리 떨어져 지내던 가족과 노래로 하나될 수 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김병내 남구청장, 노각균 대한노인회남구지부노인회장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씨는 전남도청에서 30년간 건축직 공무원으로 근무했다. 재직 기간 문화예술과 업무를 맡으며 무형문화재 발굴, 전남도립국악단 설립 등에 힘을 보탰다. 근무 분야가 문화계였던 만큼 자연스레 문화예술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은퇴 이후 김씨는 적적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 2017년 광주 서구 빛고을 국악전수관을 찾았고 이곳에서 광주시 무형문화재 김선이 명창에게 ‘수궁가’를 배우며 판소리로 노래에 대한 갈증을 풀었다.
이번 노래자랑에 참가하게 된 계기는 아내 때문이었다. 아내가 전입신고를 하러 남구 송암동 주민센터에 갔다가 노래자랑 포스터를 보고 적극 추천을 했다. “노래 부르는 거 좋아하니 한번 나가봐라”는 권유에 김씨는 가족 중 가장 노래를 잘하는 작은 누나를 떠올렸고 팀까지 구성하게 됐다.
“누나와는 각별한 사이에요. 어렸을 때 아버지 사업이 기울면서 여러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가족이 전세방에 살며 서로를 의지하며 지내야 했던 때, 누나가 항상 용기를 주었거든요. 어린 나에게 무릎을 내어주며 재워주던 기억은 아직도 애틋하게 남아있습니다”
누나와는 ‘숨소리만 들어도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아는 사이’라고 말한 김씨는 누나와 별다른 연습 없이도 ‘쿵짝’ 호흡을 자랑하며 단숨에 결선까지 올라갔다. 1차 대회에서는 정의송의 ‘님이여’를 불렀고 2차에서는 조용필의 ‘한 오백년’, 3차 하반기 결선대회에서는 나훈아의 ‘어매’를 선보였다.
김씨는 판소리 수업을 하면서 국악 신인부 경연대회 등에 참가한 경험이 있어 담담하게 무대에 설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다만 마지막 결선을 앞두고 폭설이 내려 차질이 생길 뻔 했다. 그날이 크리스마스 이브였는데 눈보라를 뚫고 누나가 살고 있는 대전으로 갔다. 각각 파트와 음역대를 나눠 노래방에서 녹음한 뒤, 다시 불러보기를 반복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연습했다. 최종 결선 무대에서 김호중의 ‘천상재회’를 불렀고, 마침내 대상을 거머쥐었다.
김씨는 “퇴직 후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 노래가 울적하고 우울한 마음을 치유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며 “기회가 되면 아내와 결혼 50주년이 되는 해 ‘수궁가’ 발표회를 꼭 열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지난해 3월 16일부터 연말까지 진행한 ‘으뜸孝 남구TV 100세 노래자랑’은 60세 이상 어르신 참가자를 포함해 전체 팀원 나이가 100세 이상인 팀들이 참여한 노래 대회다. 11주간 매주 한차례씩 예선 무대를 치러 지난해 12월 28일 최종 결선무대를 통해 우승자가 가려졌다.
김씨는 전남도청에서 30년간 건축직 공무원으로 근무했다. 재직 기간 문화예술과 업무를 맡으며 무형문화재 발굴, 전남도립국악단 설립 등에 힘을 보탰다. 근무 분야가 문화계였던 만큼 자연스레 문화예술에 관심을 갖게 됐다.
“누나와는 각별한 사이에요. 어렸을 때 아버지 사업이 기울면서 여러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가족이 전세방에 살며 서로를 의지하며 지내야 했던 때, 누나가 항상 용기를 주었거든요. 어린 나에게 무릎을 내어주며 재워주던 기억은 아직도 애틋하게 남아있습니다”
누나와는 ‘숨소리만 들어도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아는 사이’라고 말한 김씨는 누나와 별다른 연습 없이도 ‘쿵짝’ 호흡을 자랑하며 단숨에 결선까지 올라갔다. 1차 대회에서는 정의송의 ‘님이여’를 불렀고 2차에서는 조용필의 ‘한 오백년’, 3차 하반기 결선대회에서는 나훈아의 ‘어매’를 선보였다.
김씨는 판소리 수업을 하면서 국악 신인부 경연대회 등에 참가한 경험이 있어 담담하게 무대에 설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다만 마지막 결선을 앞두고 폭설이 내려 차질이 생길 뻔 했다. 그날이 크리스마스 이브였는데 눈보라를 뚫고 누나가 살고 있는 대전으로 갔다. 각각 파트와 음역대를 나눠 노래방에서 녹음한 뒤, 다시 불러보기를 반복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연습했다. 최종 결선 무대에서 김호중의 ‘천상재회’를 불렀고, 마침내 대상을 거머쥐었다.
김씨는 “퇴직 후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 노래가 울적하고 우울한 마음을 치유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며 “기회가 되면 아내와 결혼 50주년이 되는 해 ‘수궁가’ 발표회를 꼭 열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