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부제- 장필수 사회담당 편집국장
2022년 12월 28일(수) 01:00 가가
일본은 2008년부터 ‘후루사토(고향) 납세’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촌향도(離村向都) 현상으로 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을 살리기 위해 도입했다. 자신의 주소지 자치단체를 제외한 자치단체에 일정액을 기부하면 세금을 공제해 주고 답례품을 주는 방식이다.
고향 납세 제도에 지난해에만 740만 명이 참여해 8302억 엔(약 8조 원)을 모금할 정도로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8년 동안 금액으로는 21배, 건수로는 23배나 급증했다. 홋카이도 시라누카정은 전체 세수의 여섯 배인 63억 엔을 기부금으로 확보할 정도로 지방 재정 확충에 기여하고 있다.
98%의 자치단체가 기부자가 기부금 용도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80%의 자치단체가 기부액과 활용 상황을 투명하게 공표하는 점도 제도 활성화에 큰 기여를 했다. 도쿄도 분쿄구는 크라우드펀딩 형식으로 모금한 기부금으로 푸드뱅크를 만들어 생활 보호자 가정에 식품을 배달하고 있고, 인구 2700명의 홋카이도 엔베쓰쵸는 기부금을 활용해 기숙사를 증설하고 스마트 농업을 도입해 존폐 위기의 농업고를 살렸다.
기부금 유치를 위한 답례품 경쟁과 아이디어도 넘쳐난다. 사카타시는 바이오매스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답례품으로 제공하는데 매달 전기료에서 비용을 빼는 방식이다. 후지에다시는 카페에 고향 납세 자동판매기를 설치해 즉석에서 결제하게 하고 답례품으로 호텔 숙박권과 골프채 등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내년부터 일본의 고향 납세 제도를 벤치마킹한 고향사랑기부제를 실시한다. 연간 500만 원 이내에서 기부할 수 있고 세액공제와 함께 기부액의 30%를 답례품으로 받을 수 있다. 벌써부터 자치단체 간 경쟁이 치열하다. 전남도는 특산품과 관광상품 등 118개의 답례품을 선정했고 영암군은 천하장사와 식사권을, 나주시는 지정 문화재 숙박권을 제공하기로 하는 등 이색 답례품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가 지역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을지 기대가 크다. 다만 시행 나흘을 앞둔 상황에서 기부제를 아는 사람이 10%에 불과하다니 적극적인 홍보가 절실해 보인다.
/장필수 사회담당 편집국장 bungy@kwangju.co.kr
98%의 자치단체가 기부자가 기부금 용도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80%의 자치단체가 기부액과 활용 상황을 투명하게 공표하는 점도 제도 활성화에 큰 기여를 했다. 도쿄도 분쿄구는 크라우드펀딩 형식으로 모금한 기부금으로 푸드뱅크를 만들어 생활 보호자 가정에 식품을 배달하고 있고, 인구 2700명의 홋카이도 엔베쓰쵸는 기부금을 활용해 기숙사를 증설하고 스마트 농업을 도입해 존폐 위기의 농업고를 살렸다.
고향사랑기부제가 지역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을지 기대가 크다. 다만 시행 나흘을 앞둔 상황에서 기부제를 아는 사람이 10%에 불과하다니 적극적인 홍보가 절실해 보인다.
/장필수 사회담당 편집국장 bung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