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최권일 정치부 부국장
2022년 12월 21일(수) 00:30
지구촌 대축제 ‘2022 카타르 월드컵’이 막을 내렸다. 월드컵이 시작되면서 우리 국민 모두가 오랜만에 목청껏 “대∼한민국”을 외치며 행복했다. 이태원 참사라는 큰 아픔이 있었지만,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가 12년 만의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루면서 국민 모두가 이를 위안으로 삼았다.

특히 3년만의 코로나 방역 해제로 한국팀의 12번째 선수인 ‘붉은 악마들’이 광장에서 ‘대∼한민국’을 외치며 일사분란하게 펼치는 응원전을 다시 볼 수 있어 좋았다. 붉은 악마들의 뜨거운 응원전은 비가 오고 눈이 내려도 막지를 못했고, 그들의 지치지 않는 열정에 오히려 영하의 날씨가 녹아드는 듯했다.

한국 선수들의 노력과 헌신도 돋보였다. 주장 손흥민 선수는 16강 탈락의 위기에서도 “단 1%의 가능성만 있다면, 앞만 보고 달려 가겠다”고 밝혔고, 결국 조별 리그 마지막 3차전에서 강호 포르투칼을 2대1로 꺾는 기적의 드라마를 썼다. 조별 리그 2차전까지 한국의 16강 진출 확률은 9%였다. 하지만 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듯 100%로 바꿔 놓은 것은 국민들의 열정적 응원과 이에 보답하려는 선수들의 노력과 정신력이었다.

국민 모두가 하나되어 기적을 만들어내면서 오랜만에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결코 일어나서도, 있어서도 안 되었을 ‘이태원 참사’와 죽기 살기로 진흙탕 싸움만 벌이고 있는 여야 정치권을 보고 있자면 ‘이게 나라냐? 이게 국가냐?’라는 생각에 우울하고 답답하기만 했을텐데 말이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와 내년 예산안을 놓고 끝까지 가 보자는 식으로 쟁정만 일삼는 여야 정치인들과 대한민국 수도 한복판에서 수백 명의 무고한 사람들이 목숨을 잃은 참사가 발생했는데도 누구 하나 ‘내 탓’이라며 책임질 줄 모르는 정부 관계자들도 ‘대∼한민국’을 외치며 응원했을지 궁금하다.

이들이 ‘대∼한민국’을 외칠 자격이 있었는지 묻고 싶다. 과연 자신들이 대한민국을 위해 어떤 일을 하는 지를 먼저 자문해 봤으면 한다.

/최권일 정치부 부국장 ck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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