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주 울리는 직업소개소 횡포 엄단해야
2022년 11월 23일(수) 00:05
인건비 상승과 구인난을 겪고 있는 전남 서부권 선주(船主)들이 인력을 공급하는 직업소개소의 횡포에 시달리고 있다. 힘든 뱃일을 하려고 하는 사람이 갈수록 줄고 인건비까지 상승했는데 선장과 선원을 공급하는 직업소개소의 갑질에까지 휘둘리고 있는 것이다.

목포·신안·영광 새어민회에 따르면 근해에서 작업하는 배에 탈 인력을 공급하는 직업소개소들이 소개비 명목으로 비싼 수수료와 함께 선급금까지 요구하는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 선원 인건비는 최근 몇 년 새 크게 상승했다. 승선 기간 10개월을 기준으로 선장 임금은 기존 5000만~7000만 원에서 1억 원 수준으로, 선원 임금은 5년 전 2000만 원 선에서 올 들어 3000만~5000만 원 수준으로 껑충 뛰었다.

이에 선주들이 급여에 따라 일정 비율만큼 직업소개소에 줘야 하는 소개비도 급증하고 있다. 그럼에도 인력을 구하는데 한계가 있는 선주들은 어쩔 수 없이 직업소개소를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일부 직업소개소들은 인력난을 악용해 선주에게 현행법상 금지돼 있는 선급금을 달라고 강요하고 있다. 소개비와 임금 모두를 현금으로 먼저 내라는 것이다. 주로 근해에서 작업하는 9.77t 어선 한 척을 운용하려면 선원 일곱 명이 필요하다. 선주들은 불법인줄 알면서도 선원 수를 채우지 못하면 출항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부득이 선급금을 지급할 수밖에 없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게다가 선주들이 수억 원에 달하는 선급금을 지급한 다음 선원이 도망가 버릴 경우 선급금을 떼이는 ‘사기 중개’까지 빈발하고 있다.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선주들에게 불법까지 강요하며 횡포를 부리는 직업소개소의 행태는 근절돼야 마땅하다. 목포시 등 관계 기관은 지속적인 합동 단속과 강력한 처벌로 이들의 횡포를 하루빨리 뿌리 뽑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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