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휴먼 시대, 글쓰기는 유효한가
2022년 11월 07일(월) 21:10
광주 출신 이송희 시조시인, 평론집 ‘유목의 서사’ 펴내
“과연 기계는 인간 고유의 정신이나 의지를 대체할 수 있을까? 특히 인간의 정서 표현과 상상력을 극명하게 표현해내는 것이 글쓰기인데, 이러한 글쓰기를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있을까? 시 쓰는 AI가 등장하기도 했지만 기계가 구현해내는 언어의 한계는 독자의 감성을 자극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광주 출신 이송희 시조시인이 평론집 ‘유목의 서사’(더푸른)를 펴냈다.

이번 책은 시인이 여러 지면에 발표한 글을 모아 엮은 것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 문학의 오늘과 미래를 진단하는 담론에 초점을 맞췄다.

저자는 포스트휴먼 시대 과연 글쓰기는 유효한가, 라는 의문을 던진다. 문학이 지니는 맹점을 비롯해 의미의 지점 그리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는다.

책은 모두 3부로 구성돼 있다.

1부는 디지털 공간을 떠도는 담론을 위시해 미얀마 군부 쿠데타와 같은 폭압적 현실을 모티브로 전개된다. 이 외에도 자본주의 시대 풍속과 일상을 형상화 한 시인들의 서정 세계를 들여다본다.

2부는 주로 자유시의 해설과 작품론으로 구성돼 있다. 시간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방랑자의 고백, 자기대면과 존재의 인드라망, 슬픔과 마주하는 방식 등의 글을 통해 시인들의 개성적인 화법과 비유의 방식 등을 읽어낸다.

3부는 문학의 본질과 언어의 양심에 초점을 맞춘 글들이 다수 수록돼 있다. 자기 인식과 외연으로의 사유, 비우고 돌아보고 들여다봐야 보이는 것들, 혼돈과 질서를 넘어 자연으로 등을 통해 우리가 살아야 할 삶의 공간을 인식하고 시 읽기의 즐거움을 풀어낸다.

한편 이송희 시인은 전남대 국문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200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부문에 당선됐다. 고산문학대상, 오늘의 시조시인상을 수상했으며 시집 ‘환절기의 판화’, ‘아포리아 숲’ 등과 평론집 ‘길 위의 문장’, ‘거울과 응시’ 등을 펴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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