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에서 ‘모나리자와 마주하다’
2022년 11월 02일(수) 20:10
지맵, 20일까지 개최…루브르 박물관 제작 최초 가상현실 체험작
8분 분량 동영상·사운드·인터랙티브…한글설명서 읽은 후 관람

광주시립미술관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 G.MAP에서 만나는 작품 ‘모나리자와 마주하다’는 루브르 박물관이 최초로 제작한 가상현실 체험작품이다.

매혹적인 그녀, ‘모나리자’를 만났다.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의 그녀를 ‘멀리서’만 볼 수 있었다면 VR(가상현실)에서 만나는 그녀는 마치 내곁에 있는듯했다.

2일 광주시립미술관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 G.MAP(지맵/Gwangju Media Art Platform)에서 만난 작품 ‘모나리자와 마주하다 (Mona Lisa: Beyond the Glass)’는 루브르 박물관이 제작한 최초의 가상현실 체험작이다.

해외 주재 프랑스대사관과 프랑스 해외문화진흥원은 지난 2017년부터 매년 11월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 미디어아트의 다양한 콘텐츠를 소개하는 국제 디지털 문화 축제 ‘디지털 노벰버’를 진행하고 있다.

지맵은 대중적인 디지털 콘텐츠 공유를 위해 디지털 노벰버 프로그램 중 ‘모나리자와 마주하다’를 오는 20일까지 3층 제4전시실에서 선보이고 있다.

관람은 대형 화면 앞 의자에 앉아 HMD(Head mounted Display)를 착용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기계 조작에 익숙하다면 조작법을 익힌 후 루브르박물관에 입장하는 순간부터, 그렇지 않다면 도슨트의 안내에 따라 모나리자를 만나는 순간부터 감상할 수 있다.

작품은 8분 분량으로 길지 않지만 동영상과 사운드, 인터랙티브에 의한 가상현실 등 다양한 체험을 해볼 수 있다. 박물관 회랑에 걸린 작품들을 지나면 레오나르도의 대표작 ‘모나리자’를 만난다. 액자 속에 있던 ‘모나리자’는 화면 속에서 나에게로 확 다가왔다.

3차원의 가상현실 공간에 자리한 모나리자의 다양한 움직임 등을 통해 제작과정과 지난 500년 동안의 변화 과정을 살필 수 있으며 적외선 스캔방식을 통해 수집한 보존 연구 결과와 데이터도 확인할 수 있다. 또 모나리자의 ‘신비로운 미소’를 만들어낸 가벼운 안개가 스며있는 듯한 느낌과 흐릿한 윤곽으로 특정 부분들에 환영을 만드는 스푸마토 기법 등도 소개된다.

줄곧 나를 바라보던 모나리자가 몸을 돌려 ‘새로운 세계’로 안내한다. 다빈치가 평생 자연을 연구하고 유심히 관찰한 결과물을 바탕으로 제작된 공간은 흥미롭다. 마지막 장면은 ‘상상의 세계’로 떠나는 여행이다. 360도로 펼쳐지는 산과 계곡, 물과 나무가 어우러진 가상의 풍경 속 주인공이 되는 기분은 근사하다.

가상현실을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지만, 내레이션이 한국어 더빙 없이 영어로만 돼 있어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못내 아쉽다. 전시장에서 만난 관람객들도 “신비롭고 흥미로운 경험이었는데, 영어 설명만 있어 제대로 관람하지 못한듯 해 아쉽다”는 반응들이었다. 차선으로 전시장 입구에서 배포하는 한글 내레이션을 꼭 읽고 관람하길 바란다.

지맵을 처음 방문했다면 현재 열리고 있는 ‘디지털 공명’전도 함께 둘러보자. 특히 3층 로비에서 만나는 ‘테미스, 버려진 AI’가 흥미롭다. 노진아 작가가 인간화를 꿈꾸는 로봇과 대화하며 기계와의 감정적 소통에 대해 생각해보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작품으로 로봇과 직접 ‘대화’를 나누다보면 색다른 즐거움을 누려볼 수 있다.

/글·사진=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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