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월심 미용사 “정직한 미용으로 받은 사랑 나누며 살게요”
2022년 10월 11일(화) 02:00 가가
‘백년가게 선정’ 광주 동구 계림동 교대헤어매직
30년 간 미용실 운영…아들은 가업 잇기 분주
코로나 백신 접종자·취약계층에 무료 이발봉사
30년 간 미용실 운영…아들은 가업 잇기 분주
코로나 백신 접종자·취약계층에 무료 이발봉사
“오랜시간 받아온 사랑만큼 베풀며 장사하겠습니다.”
30여 년간 광주교대 앞을 지키며 마을 사람들과 학생들의 머리를 손질해 온 한 가게가 있다. 주인공은 광주 동구 계림동에 위치한 교대헤어매직.
교대헤어매직은 최근 광주·전남지방중소벤처기업청이 선정하는 백년가게에 지정됐다.
조월심 미용사(66)는 오랜시간 한 자리를 지키며 우직하게 가게를 일궈왔다. 현재 가업을 이어갈 아들은 조 미용사의 곁을 지키며 매일같이 일을 배우고 있다.
30년 속에는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간의 일이 마냥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다.
5년 전, 아침에 일하러 나간다며 집을 나선 남편은 크게 다쳐 9일을 앓다 세상을 떠났다. 그로부터 2년 뒤에는 코로나가 발생해 가계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고 이로인해 버티기 힘들만큼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인근 재개발로 인해 주변 상가가 철거되는 아픔을 감당해야 했다.
이렇듯 ‘3중고’로 힘든 시기를 맞았지만, 조 미용사는 언제나 ‘나보다 타인’을 우선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코로나로 한창이던 지난해에는 60세 이상 손님들 중 백신 접종을 완료한 이들을 대상으로 무료 커트 봉사를 진행했다. 또 현재는 한 달에 한번씩 계림2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약 2시간 가량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커트봉사를 하고 있다.
조 미용사에는 아직까지도 잊지 못하는 순간이 있다.
인근 금호아파트에 살던 몸이 편찮은 노부부를 우연히 알게돼 이들의 커트 주기가 돌아오면 직접 방문해 알뜰살뜰 머리도 잘라주고 말벗도 해드렸다. 그야말로 ‘딸’같은 미용사였던 셈.
그렇게 시간이 지나 노부부가 모두 세상을 떠나고 난 뒤, 노부부의 자제들이 조 미용사를 찾아왔다.
“장성한 자식 5명이 찾아와서 ‘그간 우리 부모님 살펴 주셔서 감사하다’며 고개 숙여 인사하는데, 그 순간을 잊지 못하겠더라구요. 돌봐드리길 잘했다 싶은 마음이었죠.”
조 미용사는 이 모든게 ‘30여 년간 받은 사랑을 돌려주는 것’이라며 자신을 낮췄다.
“가게를 찾아 주시는 손님들이 있어 지금까지 생계를 이어올 수 있었고, 무엇보다 내 자식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뒷바라지를 할 수 있었죠. 사회와의 상생이라고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지요.”
그래서일까, 조 미용사는 정직한 장사를 자부한다. 좋은 약품을 쓰기에 머릿결이 상할 일 없고 덤터기 씌울 일 없기에 손님들이 믿고 가는 것 같다.
조 미용사는 여력이 되는 한 교대 앞 ‘백년 미용사’로 함께 할 계획이다.
“자식들한테 늘 정직과 근면, 착하게 살라고 강조했어요. 저 또한 그 말을 신조로 삼고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도록 손님들에게 정직하고 성실한, 착한 미용사로 함께하겠습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30여 년간 광주교대 앞을 지키며 마을 사람들과 학생들의 머리를 손질해 온 한 가게가 있다. 주인공은 광주 동구 계림동에 위치한 교대헤어매직.
교대헤어매직은 최근 광주·전남지방중소벤처기업청이 선정하는 백년가게에 지정됐다.
30년 속에는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간의 일이 마냥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다.
5년 전, 아침에 일하러 나간다며 집을 나선 남편은 크게 다쳐 9일을 앓다 세상을 떠났다. 그로부터 2년 뒤에는 코로나가 발생해 가계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고 이로인해 버티기 힘들만큼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인근 재개발로 인해 주변 상가가 철거되는 아픔을 감당해야 했다.
코로나로 한창이던 지난해에는 60세 이상 손님들 중 백신 접종을 완료한 이들을 대상으로 무료 커트 봉사를 진행했다. 또 현재는 한 달에 한번씩 계림2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약 2시간 가량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커트봉사를 하고 있다.
인근 금호아파트에 살던 몸이 편찮은 노부부를 우연히 알게돼 이들의 커트 주기가 돌아오면 직접 방문해 알뜰살뜰 머리도 잘라주고 말벗도 해드렸다. 그야말로 ‘딸’같은 미용사였던 셈.
그렇게 시간이 지나 노부부가 모두 세상을 떠나고 난 뒤, 노부부의 자제들이 조 미용사를 찾아왔다.
“장성한 자식 5명이 찾아와서 ‘그간 우리 부모님 살펴 주셔서 감사하다’며 고개 숙여 인사하는데, 그 순간을 잊지 못하겠더라구요. 돌봐드리길 잘했다 싶은 마음이었죠.”
조 미용사는 이 모든게 ‘30여 년간 받은 사랑을 돌려주는 것’이라며 자신을 낮췄다.
“가게를 찾아 주시는 손님들이 있어 지금까지 생계를 이어올 수 있었고, 무엇보다 내 자식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뒷바라지를 할 수 있었죠. 사회와의 상생이라고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지요.”
그래서일까, 조 미용사는 정직한 장사를 자부한다. 좋은 약품을 쓰기에 머릿결이 상할 일 없고 덤터기 씌울 일 없기에 손님들이 믿고 가는 것 같다.
조 미용사는 여력이 되는 한 교대 앞 ‘백년 미용사’로 함께 할 계획이다.
“자식들한테 늘 정직과 근면, 착하게 살라고 강조했어요. 저 또한 그 말을 신조로 삼고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도록 손님들에게 정직하고 성실한, 착한 미용사로 함께하겠습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