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의 대부’ 故 홍남순 변호사 화순 생가 복원
2022년 06월 07일(화) 21:30
도곡면 효산리 209번지 목조 초가 2동 복원식 300여명 참여 고인 뜻 기려…윤 대통령도 축전

고(故) 홍남순 변호사 생가 복원 기념 행사가 7일 화순군 도곡면 효산리에서 유족인 홍기훈 전 국회의원을 비롯해 박석무 기념사업회 이사장, 김영록 전남지사 등 각계 인사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화순군 제공>

‘민주화의 대부’, ‘영원한 재야’, ‘오월의 인권변호사’…. 고(故) 홍남순 변호사를 지칭하는 말들이다. 그는 굴곡의 현대사 속에서 민주와 인권운동을 전개하고 약자를 변호했던 ‘시대의 의인’이었다.

평생 민주화운동에 헌신했던 홍남순 변호사의 생가 복원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7일 오전 11시 생가터인 화순군 도곡면 효산리 209번지에서 열린 행사에는 전국에서 300여 명의 각계 인사들이 모였다. 유족인 홍기훈 전 국회의원을 비롯해 박석무 홍남순변호사기념사업회 이사장, 김영록 전남지사, 구충곤 화순군수 등 참석자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홍 변호사의 숭고한 뜻을 기렸다.

1912년 화순군 도곡면 효산리에서 태어난 홍 변호사는 어린 시절 조부로부터 한문과 선비사상을 배웠다. 엄하고 인자했던 조부는 한문의 자구적인 가르침보다 그 속에 내재된 사상과 철학을 중시했다. 소년 남순이 평생을 법과 원칙을 견지하며 살았던 것은 그러한 배움에서 연유했다.

1948년 10월 제2회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그는 1953년 광주지법 판사로 임관한 뒤 평생 법조인의 길을 걸었다. 1963년 광주 궁동 가옥에 변호사 사무실을 열고는 양심수를 위한 무료 변론을 한다. 1978년 전남대 송기숙 교수의 교육지표사건 등 30여 건의 긴급조치법 위반 사건 등을 맡으며 ‘법보다 양심’을 중시하는 변호사로 각인된다. 아울러 5·18때는 수습위원으로 활동한 전력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1년 7개월 복역한 뒤 형 집행정지로 풀려난다.

이후 5·18 광주구속자협회 회장, 5·18광주민중혁명기념사업 및 위령탑 건립추진위원장 등을 맡아 5·18 진상규명과 시민 명예회복 활동에 전력하다 지난 2006년 타계한다.

후배 변호사들은 이러한 홍 변호사의 의로운 정신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18년 7월 광주변호사회 회관에 흉상을 설치했다. 광주변호사회 창립 70주년을 맞아 고인의 인권운동, 법치주의 정신을 함께 되새기자는 취지였다.

이번 생가 복원은 화순군이 지난 2019년 사업비 3억 6600만원을 들여 목조 초가 형태의 생가를 최대한 원형대로 복원한다는 방침에 따라 진행됐다. 안채와 문간채 등 84㎡ 규모의 건물 2동을 건축하고 마당, 담장 등을 정비했다. 생가 복원은 지난 2020년 완료됐지만 그동안 코로나19 여파로 기념식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이날 열리게 됐다.

이날 기념식에는 공식석상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5월의 사제’ 김성용 신부가 참석해 그 의미를 더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박보균 문화체육부장관은 직접 참여하진 못했지만 축전을 보내 ‘시대의 의인’이었던 고인의 삶과 정신을 기렸다.

유족인 홍기훈 전 국회의원은 “비록 선친이 돌아가신 이후지만 생가가 복원돼 참으로 뜻 깊고 감개무량하다. 선친께서 뇌출혈로 쓰러지기 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역감정 해소와 국민통합을 얘기하셨다”며 “이번 생가 복원 기념식을 계기로 국민 통합을 꿈꾸셨던 선친의 가치와 지향이 우리 사회의 ‘포용사회’, ‘국민통합사회’로 나아가는 전환점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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