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민방송 최고령 ‘시민DJ’ 윤경자씨 “책 읽어주는 라디오, 무한한 상상 속에 빠져 보세요”
2022년 06월 06일(월) 22:30 가가
국어교사 경험 살려 매주 월요일 밤 ‘온통 사랑이었던 날들’ 진행
시 쓰는 법·감상법 등도 소개 “방송 듣고 제자들 연락 오면 뿌듯”
시 쓰는 법·감상법 등도 소개 “방송 듣고 제자들 연락 오면 뿌듯”
“라디오는 타인의 사랑이야기도 내 것처럼 들리게 만들죠. 라디오를 듣다 보면 무한한 상상 속에 빠져들게 됩니다.”
윤경자(70·사진)씨는 매주 월요일 밤 10시 광주시민방송(주파수 88.9MHz) ‘온통 사랑이었던 날들’ 코너를 진행하고있는 라디오 DJ다.
벌써 5년 차. 광주시민방송 라디오 시민DJ 중 최고령이다.
“청취자들에게 시 감상법과 시를 쓰는 법 그리고 자작시를 소개하는 코너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온통 사랑이었던 날들’이라는 코너 제목은 제가 40년 간 교직생활을 마치고 펴낸 수필집의 제목이기도 하죠.”
윤경자씨가 시민DJ로 헤드폰을 쓰게 된 건 4년 전. 우연한 기회로 라디오DJ를 맡게 됐다.
“정확히 4년 전이에요, 지방선거 투표를 마치고 집으로 가던 길에 주민PD를 모집한다는 현수막을 보고 광주시민방송을 찾았어요. 방송국에서 좋게 봐준 덕분에 라디오 송출일을 배우게 됐는데, 대학시절 방송국 기자를 했던 경험도 생각나 DJ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윤씨의 초기 라디오 방송은 국어교사로 보낸 40년간의 이야기로 채워졌다. 제자들과의 추억, 제자들과 주고 받았던 편지 등을 소개했다.
교직생활 이야기가 동이날 무렵, 이전 국립광주박물관 해설사로 활동을 하면서 만난 젊은 친구들로부터 ‘라디오에서 책을 읽어주는 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책을 읽고 싶어도 읽지 못하는 현대인을 위해 좋은 책을 대신 읽어주는 코너를 진행하게 된 연유다.
지금까지 읽어준 책으로 ‘이시대 힘든 아버지들을 위한 책’, ‘어른들을 위한 동화’, ‘코로나19 우울증을 이겨내는 책’ 등이 있다. 주제가 살아 있는 좋은 책을 골라 청취자들에게 들려주었다.
국어 교사였던 그는 시집 2권과 수필집 1권을 펴내기도 했다. 창작의 경험을 살려 시를 듣고 쓰는 방법도 소개한다.
시민방송은 청취율이 높지 않은 데다 녹음방송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청취자들과 깊게 소통하기가 어려운 점이 있다. 그러나 가끔 ‘방송을 잘 듣고 있다’는 제자들의 연락을 받을 때면 가슴 한켠이 뿌듯해진다.
얼마 전 경기도에 사는 50대 후반 제자가 ‘팟캐스트를 통해 방송을 잘 듣고 있다’며 연락을 해왔다. 너무나 기뻤다. “제자는 제 목소리만큼은 40년 전 그대로라고 하더라”며 “그 말을 듣다보니, 대학시절 목소리가 좋다며 DJ를 권하는 친구들도 떠올라 감회가 새로웠다”고 덧붙였다.
늦은 나이에 DJ를 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행복이었다. 그는 라디오의 매력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모바일 시대에 역설적으로 라디오가 지닌 장점은 손으로 꼽을 수 없을 만큼 많다는 것이다.
“라디오는 글을 읽는 것과 같습니다. 예컨대 ‘어머니’라는 단어가 던져졌을때, 저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가 다릅니다. 라디오는 상상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매개체이지요.”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윤경자(70·사진)씨는 매주 월요일 밤 10시 광주시민방송(주파수 88.9MHz) ‘온통 사랑이었던 날들’ 코너를 진행하고있는 라디오 DJ다.
“청취자들에게 시 감상법과 시를 쓰는 법 그리고 자작시를 소개하는 코너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온통 사랑이었던 날들’이라는 코너 제목은 제가 40년 간 교직생활을 마치고 펴낸 수필집의 제목이기도 하죠.”
윤경자씨가 시민DJ로 헤드폰을 쓰게 된 건 4년 전. 우연한 기회로 라디오DJ를 맡게 됐다.
“정확히 4년 전이에요, 지방선거 투표를 마치고 집으로 가던 길에 주민PD를 모집한다는 현수막을 보고 광주시민방송을 찾았어요. 방송국에서 좋게 봐준 덕분에 라디오 송출일을 배우게 됐는데, 대학시절 방송국 기자를 했던 경험도 생각나 DJ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지금까지 읽어준 책으로 ‘이시대 힘든 아버지들을 위한 책’, ‘어른들을 위한 동화’, ‘코로나19 우울증을 이겨내는 책’ 등이 있다. 주제가 살아 있는 좋은 책을 골라 청취자들에게 들려주었다.
국어 교사였던 그는 시집 2권과 수필집 1권을 펴내기도 했다. 창작의 경험을 살려 시를 듣고 쓰는 방법도 소개한다.
시민방송은 청취율이 높지 않은 데다 녹음방송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청취자들과 깊게 소통하기가 어려운 점이 있다. 그러나 가끔 ‘방송을 잘 듣고 있다’는 제자들의 연락을 받을 때면 가슴 한켠이 뿌듯해진다.
얼마 전 경기도에 사는 50대 후반 제자가 ‘팟캐스트를 통해 방송을 잘 듣고 있다’며 연락을 해왔다. 너무나 기뻤다. “제자는 제 목소리만큼은 40년 전 그대로라고 하더라”며 “그 말을 듣다보니, 대학시절 목소리가 좋다며 DJ를 권하는 친구들도 떠올라 감회가 새로웠다”고 덧붙였다.
늦은 나이에 DJ를 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행복이었다. 그는 라디오의 매력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모바일 시대에 역설적으로 라디오가 지닌 장점은 손으로 꼽을 수 없을 만큼 많다는 것이다.
“라디오는 글을 읽는 것과 같습니다. 예컨대 ‘어머니’라는 단어가 던져졌을때, 저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가 다릅니다. 라디오는 상상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매개체이지요.”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