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지치고 정치에 실망⋯“KIA 야구로 위로 받아요”
2022년 06월 06일(월) 19:20
호남인들 신바람 야구에 열광
‘나황소’ 앞세워 승리 질주
4년 만의 ‘가을잔치’ 기대

지난 1일 두산과의 잠실 경기에서 7-3 승리를 거둔 뒤 하이파이브를 하는 KIA 선수단. 올 시즌 KIA의 홈 25경기에는 20만 9382명이 입장, 평균 관중 8375명을 기록했다. 원정 경기에도 구름 관중이 몰리면서 티켓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가 지역민들의 ‘탈출구’가 되고 있다.

지난해 바닥권을 헤매던 KIA 타이거즈가 올시즌 무서운 상승세로 4강권에 진입, 코로나19에 지치고 정치에 실망한 팬들에게 큰 위안이 되고 있다.

올시즌 KIA는 확 바뀐 팀 컬러로 팬을 끌어모으고 있다. ‘지고 있어도 결코 지지 않을 것’ 같은 기대와 신뢰를 주고 있다.

스토브리그에서 핫(Hot)한 팀이었던 KIA는 올시즌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팀이 됐다. 부진했던 4월을 보냈지만 5월 꾸준한 나성범을 축으로 황대인과 소크라테스, 일명 ‘나황소’를 앞세워 승리 질주에 나섰다.

KIA는 5월 한 달 18승 8패(승률 0.692)의 성적표를 작성했다. 5월 팀 타율은 0.284로 가장 높다. 홈런은 무려 30개를 때려내면서 역시 1위였다.

지난 시즌 66개의 홈런에 그쳤던 KIA의 반전에는 황대인과 소크라테스 ‘황소 듀오’가 있다.

황대인은 7개의 홈런포 포함 0.312의 타율로 가장 많은 31타점을 올리며 타선에 불을 당겼다. 소크라테스는 5월 0.415의 타율을 찍었다. 리그 1위다. 5개의 홈런을 날렸고 장타율(0.698) 1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황대인에 이어 28타점도 수확했다.

나성범도 5월 한 달 0.333의 타율을 찍었고, 6개의 홈런으로 26타점을 쓸어담았다.

이들의 활약으로 성적이 뛰어오르자 팬들은 덩달아 뜨거운 5월을 보냈다.

암흑 같던 ‘코로나 시대’를 이겨낸 지역민들은 야구장에서 ‘돌아온 일상’을 즐기고 있다. 4월 22일부터는 육성응원이 재개되면서 ‘관중석의 10번 타자’들이 KIA 선수단과 함께 뛰고 있다. 코로나를 딛고 활짝 열린 관중석에서는 팬들이 흥이 오르면 부르는 ‘남행열차’가 다시 울려 퍼지고 있다.

차원이 다른 KIA 팬들의 응원에 선수단도 “소름이 돋을 정도”라며 덩달아 힘을 내는 등 시너지 효과를 보고 있다.

이제 지역의 팬들은 그라운드에서 희망을 찾고 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야구 명언을 실제로 구현하는 KIA의 승부에 위안을 얻고 시원한 ‘한방쇼’에 환호하며 시름을 잊고 있다. 한 때 그라운드를 떠났던 팬들의 발걸음이 다시 그라운드로 이어지고 있는 이유이다. 올 시즌 KIA의 홈 25경기에 입장한 관중수는 총 20만9382명, 평균 관중은 8375명에 이르고 있다.

무엇보다 팬들이 반기는 건 KIA가 준비한 결실이 꽃을 피워가고 있는 것.

KIA는 ‘원클럽맨’ 김종국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앞세워 2022시즌을 ‘명가재건 원년’으로 삼았다.

대표이사와 단장까지 모두 교체하면서 쇄신을 단행한 KIA는 파격적인 투자도 감행했다. FA 최대어였던 나성범을 ‘6년 150억’이라는 초대형 계약을 통해 고향으로 불러들였고, 미국 도전을 마치고 돌아온 ‘에이스’ 양현종도 품에 안았다.

공격적인 트레이드를 통해 키움에서 포수 박동원까지 영입해 리빌딩과 성적을 동시에 잡겠다는 투트랙 전략에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남행열차’를 목놓아 부르면서 울분을 달랬던 지난날, 코로나·정치에 지친 지역민들은 다시 또 타이거즈와 승리를 외치면서 4년 만의 ‘가을잔치’를 그리고 있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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