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너가 사람을 만든다-김다은 동신대 디지털콘텐츠학과 2학년
2022년 05월 24일(화) 00:45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영화 ‘킹스맨’을 본 사람이면 누구나 기억하고 있는 명대사이다. 매너는 그 사람의 품격이나 성격, 태도, 자세를 의미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을 뜻한다. 너도, 나도, 모두가 매너 있는 태도를 취한다면,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며 살아가는 아마도 가장 이상적인 사회가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 일상은 그렇지 못하며 매너로 인한 많은 문제들을 겪고 있다. 보통 이런 문제는 상식의 테두리에 속한, 이른바 ‘공공질서’를 지키지 않아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 길거리에 쓰레기 버리지 않기, 침 뱉지 않기, 흡연 구역에서만 흡연하기, 영화관에서 앞자리 발로 차지 않기, 차례대로 줄서기 등등. 사회질서라는 공동의 약속을 너도 나도 잘 알고 있지만 실제로 잘 안 지켜지고 있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 주소이다.

이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나만 좋으면 된다’는 사고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가령 비흡연자를 고려하지 않는 흡연자들의 태도를 보면 그렇다. 아파트에서도, 학교에서도, 길거리에서도 마찬가지다. 흡연 구역이 있는데도 일부 흡연자들은 아파트 입구 앞이나 학교 건물 앞, 심지어 아파트 화장실과 베란다에서도 담배를 피운다. 집 주변 공원 내 공공 화장실은 담배꽁초와 담배 찌든 냄새로 가득하다.

‘흡연은 흡연 구역에서만’이라는 상식적인 질서를 지키지 않는 이유는, 그것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나만 편하고 좋으면 된다는 생각이 결국은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불편을 겪게 만든다.

또한 공공이 지켜야 할 질서는 아니지만, 매너가 없어 겪게 되는 불편들도 있다. 흡연의 경우만 봐도 그렇다. 흡연을 하면 담배 냄새가 온 몸에 배게 된다. 특히 붐비는 지하철이나 시내버스, 도서관과 강의실처럼 환기가 잘 되지 않는 실내에서 이 냄새를 맡게 되면 비흡연자들은 머리가 아플 정도다. ‘간접 흡연’으로 인한 건강 문제도 있다. 하지만 가족이 아닌 이상 흡연자에게 이를 지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흡연이 자신의 권리라는 식으로 우겨대는 것은 매너가 아니다.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이 괜찮다는 의미가 아니다. 상대방이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참게 만드는 것은 매너가 아니다.

비흡연자 입장에서도 ‘나만 좋으면 된다’는 똑같은 기준이라면, 흡연자들의 몸에 밴 담배 냄새 때문에 고통받을 이유가 없다. 결국 흡연자들의 흡연 권리는 비흡연자들의 암묵적인 배려가 있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것이다. 결국 매너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다.

매너와 관련된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의 유명한 일화가 있다. 중국의 고위 관리와의 만찬 중, 음식이 나오기 전 손을 닦으라고 나온 물을 중국 관리가 마시자 엘리자베스 여왕이 그가 무안하지 않도록 조용히 자신도 같이 따라 마셨다는 것이다.

이처럼 매너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내가 당연히 지켜야 하는 도리, 질서를 넘어선 개념이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상대를 편안하게 만들어 주기 위해 하는 나의 배려 있는 태도와 행동이 바로 매너다. 그렇기 때문에 매너 있는 행동은 상대방에게 좋은 기분과 호감 이상의 행복감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상대방에게 대우받기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매너는 상대방에게 나와 당신이 원하는 만큼 대우받을 수 있게 해 주는 태도이기도 하다. 우리 모두 매너 있는 사람이 되자. 기본적인 공공의 질서를 지키고, 상대를 배려하는 매너 있는 지성인이 되자. 그것이 더 좋은 사회,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일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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