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포 명령 있었다” 5·18 진상 규명 더욱 박차를
2022년 05월 13일(금) 00:05
1980년 5월 계엄군의 광주역 집단 발포가 우발적으로 벌어진 것이 아니라 현장 지휘관의 명령에 따른 것이라는 다수의 증언이 확보됐다. 또한 다큐멘터리 영화 ‘김군’의 사진 속 시민군은 현재 살아 있고, 그가 북한군 ‘광수 1번’이라는 지만원 씨의 주장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 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는 어제 대국민 보고회를 열고 계엄군 840명 등의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위에 따르면 1980년 5월 20일 광주역 일대 발포와 5월 21일 도청 앞 집단 발포에 대해 집중 조사한 결과 두 지역 발포는 계엄군의 자위권 발동 결정보다 하루 먼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위는 현장 작전 참여 계엄군 530명에 대한 방문 조사를 통해 최세창 당시 제3 공수여단장이 광주역 현장에서 지휘했고, 그가 무전으로 발포 승인을 요청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또한 조사위는 그동안 논란이 됐던 다큐멘터리 영화 ‘김군’과 관련한 혼란도 정리했다. 조사위는 다큐에서 추적한 ‘김군’은 효덕동에서 발생한 민간인 집단 학살의 사망자인 ‘63년생 자개공 김종철’이라고 밝혔다. ‘금남로 페퍼포그 차량의 시민군’ 사진에 나오는 인물은 효덕동 사망자 ‘김군’이 아니라 경기도에 거주하는 차복환 씨로 판명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2년 6개월에 걸친 조사위의 활동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발표 내용의 상당 부분은 새로운 사실이라기보다는 기존 사실을 추가로 확인하는 데 그쳤고, 조사 달성율도 50%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계엄군에 의한 성폭행, 행방 불명 등 규명해야 할 과제도 한두 개가 아니다. 조사위는 남은 임기 6개월 동안 5·18의 온전한 진상 규명을 위해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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