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기’ 여전한데 버스 파업이라니
2022년 04월 22일(금) 00:05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자마자 광주·전남 지역 시내버스 노동자들이 노동 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결의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광주 지역 열 개 시내버스 운송업체 가운데 아홉 개 사가 파업을 결의함에 따라 극적 타결이 없다면 오는 26일부터 교통 대란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당장 순천에서는 한국노총에 가입하지 않은 시내버스 회사 노사의 임금 인상 협상 결렬로 버스 운행이 중단됐다.

한국노총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소속 운전기사 3만 9189명은 전국 10개 지역 207개 사업장에서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해 96.3%의 압도적 표차로 파업안을 가결시켰다. 광주·전남의 경우 각각 78.0%, 93.9%의 찬성률을 보였다. 버스 노동자들은 “코로나19 이후 상당수 조합원들이 일터를 떠났고, 경영 악화를 이유로 실질 임금이 삭감됐다”고 주장했다.

사실 버스 노동자들의 열악한 상황을 모르는 건 아니다. 정부 차원의 재정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각 지자체가 버스 요금 인상을 억제한 탓에 버스업계와 운전기사들은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위험이 엄연한 현실에서 시민들의 발을 묶는 버스 파업은 또 다른 사회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더욱이 지자체의 재정이 투입된 시내버스가 파업을 선택할 경우 노사 모두 시민들의 따가운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다행스러운 건 광주 시내버스 노조가 파업에 앞서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하는 등 관련 법에 따른 쟁의 조정 절차를 거치기로 하면서 노사 간 막판 극적 타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노사 양측은 시민들을 볼모로 한 파업 만은 막을 수 있도록 열린 마음으로 협상에 적극 임해야 한다. 광주시도 시민들의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막판까지 끈기 있게 교섭을 중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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