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70주년에 부쳐 … 100년을 향한 ‘정론직필’ 여정 멈추지 않겠습니다
2022년 04월 20일(수) 00:02 가가
미국의 제3대 대통령인 토머스 제퍼슨의 어록 가운데 “신문 없는 정부보다 정부 없는 신문을 택하겠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고전적 명제가 되다시피 한 그 말은 언론의 중요성, 그 가운데 신문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한 명언입니다. 디지털 세계가 빠른 속도로 확장하고 있지만 공기(公器)로서의 신문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한 화두임을 말해줍니다.
오늘로 광주일보가 창간 70주년을 맞았습니다. 6·25라는 척박한 환경을 딛고 1952년 닻을 올린 광주일보는 그동안 호남언론의 역사를 대변해왔습니다. 80년 5·18을 비롯해 격동의 현장을 묵묵히 지켜온 시대의 증언자로, 더러는 지역민과 독자들의 파노라마 같은 삶을 담아낸 기록자로서의 역할을 담당해왔습니다.
혹자는 인생 70세를 일컬어 ‘종심’(從心)이라고 말합니다. 논어 ‘위정편’에 나오는 말로 공자가 “나이 일흔에 마음이 가는 대로 행해도 법도에 어긋남이 없다(七十而從心所欲不踰矩)”라고 한 데서 유래했습니다. 세상사를 어느 한 편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있게 바라볼 수 있는 인격적 성숙을 뜻하는 말입니다.
‘종심’은 70돌을 맞은 광주일보가 견지해야 할 방향과 맞닿아 있습니다. 복잡하고 다원화된 사회일수록 무엇보다 균형감각이 요구됩니다.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와 갈등이 사실 균형감각을 상실한 데서 비롯됐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광주일보 사시(社是) 가운데 하나인 ‘불편부당의 정론을 편다’는 종심의 미덕을 환기하는 혜안(慧眼)이 아닌가 싶습니다.
돌아보면 광주일보의 70년은 결코 녹록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지난한 세월을 견디며 오늘에 이를 수 있었던 것은 독자 여러분의 애정어린 질책과 격려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아울러 남봉(南鳳) 김남중 회장과 김종태 회장이라는 ‘두 기둥’이 존재했기 때문이 아닌가도 싶습니다.
김남중 선생은 6·25의 참화가 채 가시지 않은 1952년, 신문사를 설립해 호남언론의 토대를 닦았습니다. 올해로 67회째를 맞은 ‘호남예술제’가 광주와 전남을 넘어 전국을 대표하는 종합예술제로 발돋움한 데는 남봉 선생의 남다른 식견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참여 인원만 58만 명에 이를 만큼 내로라하는 예술가들이 호남예술제를 거쳐 갔습니다. 또한 김종태 회장은 84년 문화예술매거진 ‘예향’을 창간해 호남의 문화와 예술을 콘텐츠화하는데 기여했습니다. 그 결과 ‘예향’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가 자랑하는 대표 문화잡지로 자리 잡았습니다.
2000년대 들어 들이닥친 세계 경제위기로 언론 또한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그러나 광주일보는 역경을 딛고 호남 최초로 ‘리더스 아카데미’를 설립해 성공적으로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각계 리더와 전문가 등 700여 명이 아카데미를 거쳐 갔으며 이들은 현재 사회 각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70주년을 맞은 오늘, 저는 광주일보가 나아가야 할 길을 신화의 한 부분에서 찾고자 합니다. 고대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가 쓴 ‘오디세이아’라는 장편 서사시가 있습니다. 트로이 전쟁과 이후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주인공 오디세우스는 숱한 위험과 시련을 겪게 됩니다.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일으킨 폭풍우로 한때 죽음의 고비를 맞기도 하고 외부의 공격을 받아 난파를 당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오디세우스는 역경에 굴하지 않고 마침내 승리를 거두고 20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비록 신화 속 영웅담이지만 오디세우스 이야기는 우리를 향한 메시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는 이들이라면 누구든 위기를 만나기 마련입니다. 어쩌면 자연의 이치이자 삶의 순리이기도 할 것입니다. 광주일보 또한 영광보다 고난과 역경의 순간이 더 많았습니다. 뜻하지 않은 장애물을 만나 시련과 고통을 겪기도 했지만 ‘정론직필’을 향한 여정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언론 환경이 바뀌고 인터넷의 정보 편중이 심화될수록 역설적으로 신문의 기록성과 역사성의 가치는 더욱 부각됩니다. 혹여 예상치 못한 역경에 부딪히더라도 광주일보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80년, 90년, 100년을 향한 항해를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지역 현안의 공론화를 비롯해 핵심 아젠다 제시와 같은 언론 본연의 임무도 충실히 수행하겠습니다.
지난 70년 광주일보를 사랑해주신 독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초심을 잃지 않고 여러분의 소리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혹자는 인생 70세를 일컬어 ‘종심’(從心)이라고 말합니다. 논어 ‘위정편’에 나오는 말로 공자가 “나이 일흔에 마음이 가는 대로 행해도 법도에 어긋남이 없다(七十而從心所欲不踰矩)”라고 한 데서 유래했습니다. 세상사를 어느 한 편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있게 바라볼 수 있는 인격적 성숙을 뜻하는 말입니다.
김남중 선생은 6·25의 참화가 채 가시지 않은 1952년, 신문사를 설립해 호남언론의 토대를 닦았습니다. 올해로 67회째를 맞은 ‘호남예술제’가 광주와 전남을 넘어 전국을 대표하는 종합예술제로 발돋움한 데는 남봉 선생의 남다른 식견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참여 인원만 58만 명에 이를 만큼 내로라하는 예술가들이 호남예술제를 거쳐 갔습니다. 또한 김종태 회장은 84년 문화예술매거진 ‘예향’을 창간해 호남의 문화와 예술을 콘텐츠화하는데 기여했습니다. 그 결과 ‘예향’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가 자랑하는 대표 문화잡지로 자리 잡았습니다.
2000년대 들어 들이닥친 세계 경제위기로 언론 또한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그러나 광주일보는 역경을 딛고 호남 최초로 ‘리더스 아카데미’를 설립해 성공적으로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각계 리더와 전문가 등 700여 명이 아카데미를 거쳐 갔으며 이들은 현재 사회 각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70주년을 맞은 오늘, 저는 광주일보가 나아가야 할 길을 신화의 한 부분에서 찾고자 합니다. 고대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가 쓴 ‘오디세이아’라는 장편 서사시가 있습니다. 트로이 전쟁과 이후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주인공 오디세우스는 숱한 위험과 시련을 겪게 됩니다.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일으킨 폭풍우로 한때 죽음의 고비를 맞기도 하고 외부의 공격을 받아 난파를 당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오디세우스는 역경에 굴하지 않고 마침내 승리를 거두고 20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비록 신화 속 영웅담이지만 오디세우스 이야기는 우리를 향한 메시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는 이들이라면 누구든 위기를 만나기 마련입니다. 어쩌면 자연의 이치이자 삶의 순리이기도 할 것입니다. 광주일보 또한 영광보다 고난과 역경의 순간이 더 많았습니다. 뜻하지 않은 장애물을 만나 시련과 고통을 겪기도 했지만 ‘정론직필’을 향한 여정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언론 환경이 바뀌고 인터넷의 정보 편중이 심화될수록 역설적으로 신문의 기록성과 역사성의 가치는 더욱 부각됩니다. 혹여 예상치 못한 역경에 부딪히더라도 광주일보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80년, 90년, 100년을 향한 항해를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지역 현안의 공론화를 비롯해 핵심 아젠다 제시와 같은 언론 본연의 임무도 충실히 수행하겠습니다.
지난 70년 광주일보를 사랑해주신 독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초심을 잃지 않고 여러분의 소리에 귀 기울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