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불투명한 ‘생태 호텔’ 조성 신중해야
2022년 04월 18일(월) 00:05
광주시가 무등산 자락에 위치한 옛 신양파크호텔에 ‘생태 호텔’을 조성키로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애초 생태 호텔 건립은 폐업한 신양파크호텔을 매입한 개발 회사가 지난 2020년 그 자리에 호화 주택단지를 건설하려하자 환경단체와 시민들이 강력히 반발한 것이 단초가 됐다. 이에 광주시는 민·관·정협의회가 난개발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제안한 ‘시민 정원을 갖춘 생태 시민 호텔’을 추진키로 한 것이다.

광주시는 생태 호텔을 조성하려면 신양파크호텔 부지·건축 매입비 369억 원과 예술인 숙박 등을 지원하는 아시아 아트플라자 조성비 300억 원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추가 리모델링이나 신축 비용, 국제 공모를 통한 시민 정원 조성까지 감안하면 예산은 1000억 원을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지자체가 운영하는 호텔 대부분이 경영 실패로 예산만 낭비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실제 지난 2009년 전남도와 전남개발공사는 해남 땅끝호텔을 매입, 60억 원을 투입할 경우 4억 2000만 원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실제 리모델링 비용은 80억여 원이나 들어갔고 수년 동안 10억 원 안팎의 적자에 시달렸다. 여기에 행정안전부가 2015년 ‘호텔 운영이 민간 사업과 중복된다’는 이유로 경영 개선 명령을 내리자 매각에 나섰지만 7년 만인 지난달에야 땅끝호텔과 영암 영산재·여수 오동재를 민간에 팔 수 있었다. 전남도는 이들 호텔 운영으로 인해 막대한 재산상의 피해만 봤다.

광주시도 생태 호텔 조성에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만큼 불투명한 수익성이나 운영상 문제점에 대해 보다 세밀히 검토해야 한다. 이와 관련 시가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했다고 하니 사업 타당성 등을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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