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은 우리에게 어떤 곳인가-김청우 조선대 수학과 2년
2022년 04월 12일(화) 02:00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을 거친 그 길의 끝은 대학교다. 우리는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인생의 절반을 공부하면서 보냈다. 모든 학생이 그러한 것은 아니지만, 점점 더 많은 학생들이 좋은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부모와 교사, 그리고 사회 시스템을 토대로 우리는 대학의 문턱을 넘었다. 그 과정은 결코 수월하지 않았을 것이다.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밤을 새우며 공부하거나 공부에 방해가 될 만한 것들은 멀리하며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자기 소개서에 보탬이 되는 활동이라면 흥미가 있지 않아도 참여했을 것이다. 그에 따르는 보이지 않는 정신적인 스트레스 또한 안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대학에 가면 많은 것들이 변하고 다른 세상이 펼쳐질 것만 같은 기대감으로 모든 것을 감내한다. 모두가 알 만한 좋은 대학에 가면 지금보다 더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고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번듯한 직업을 얻어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도 가졌을 것이다.

그렇게 들어간 대학은 우리의 삶을 변화시켰는가? 아마도 나를 둘러싼 주위 환경은 크게 변화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더 나빠졌을지도 모른다. 예상하지 못한 코로나19의 장기화와 지속적인 취업난. 그동안 손에 쥐어 보지도 못한 돈을 빌려 학업을 유지하는 거액의 학자금 대출 등 수많은 짐을 갑작스레 떠안게 된다.

최근에는 지역 대학에서 ‘벚꽃 엔딩’이라는 말도 들려온다. 벚꽃이 피는 순서대로, 지역에서부터 대학이 점차 사라질 것이라는 위기감을 반영한 말이다.

학업의 마지막 단계라 생각했던 대학에는 상상과는 다른 기존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아니 생각하지 않아도 됐던 일들이 한꺼번에 찾아온다.

이러한 고민을 해 보기도 전에 우리는 먼저 대학이 정해 놓은 교육과정대로 학습해야 한다. 이를 성실히 수행했다 하더라도 마법처럼 일자리가 주어지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치열한 취업 시장에 맞설 현실적인 대비 방안을 가르쳐 주는 것도 아니다. 그렇게 대학의 관문을 통과한 우리는 취업이라는 또 다른 관문을 넘어야 하는 게 현실이다.

다만 이 같은 과정을 지나오며 느낀 바가 있다면 기성세대와는 달리 지금의 세대는 단순히 ‘통과’라는 개념에서 벗어나 ‘다양성의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단순히 대학 입학과 졸업, 이것이 전부가 아니기에 우리는 좀 더 달라질 필요가 있다. 대학이라는 넓은 발판을 활용해 최대한 경험해볼 수 있는 것들은 다 해 보는 것이다.

우리에게 대학은 취업으로 가는 문을 활짝 열어주는 레드카펫이 아니다. 그 레드카펫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고민하고 그것을 어떻게 펼쳐야 하는지는 고민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숙제이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대학에 갔다고 성공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기대감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단순히 우리가 남들과 같이 열심히 노력해서 얻은 것은 자유도 행복도 아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끝나지 않는 경쟁 속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색을 찾아 그 길을 넓혀 갈 수 있도록 대학을 활용하고 이용해야 한다. 그동안 정해진 규칙에 순응하며 시간을 흘려보냈다면 이제는 우리의 갈 길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주체적으로 이끌어 보는 건 어떨까.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