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자해지’ 박찬호 “실수 만회하려 가장 빨리 뛰었다”
2022년 04월 06일(수) 23:06
2K·실책 → 동점 득점·결승타
“나는 나, 김도영은 잘할 선수”

KIA 박찬호가 6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홈으로 질주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KIA 타이거즈가 박찬호의 ‘결자해지’로 연승에 성공했다.

KIA는 6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2차전에서 7-4 승리를 거뒀다. 전날 4-3, 재역전승을 거뒀던 KIA는 시즌 첫 연승에 성공했다.

이의리가 시즌 첫 출격에 나선 이날 개막 후 3경기에서 가장 좋은 타격감을 보인 박찬호가 시즌 처음으로 톱타자로 자리했다 .

하지만 박찬호는 첫 타석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스탠딩 삼진을 당했다.

설상가상 수비에서도 실수가 나왔다. 0-0으로 맞선 5회초 박찬호가 선두타자 정민규의 땅볼 타구를 뒤로 빠트리면서 실책을 기록했다.

장운호의 희생번트와 정은원의 땅볼로 2사 3루. 투수 윤중현이 최재훈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터크먼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으면서 0의 균형이 깨졌다.

5회말 박찬호가 실수를 만회하는 활약을 펼쳤다.

선두타자로 나와 카펜터를 상대로 2루 방향으로 공을 보낸 박찬호가 전력 질주를 하며 1루 베이스를 밟았다. 아웃 판정이 나왔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세이프가 선언됐다. 소크라테스가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면서 1사 1루. 김선빈의 타석 때 공이 빠진 사이 박찬호가 2루로 향했다.

김선빈이 3루 땅볼로 물러났지만 나성범의 중전안타가 터지면서 박찬호가 홈까지 쇄도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 6회말에는 2타점 2루타까지 만들며 승부를 뒤집었다.

바뀐 투수 김재영을 상대로 대타 고종욱이 중전 안타를 만들면서 공격의 물꼬를 텄다. 이어 막내 김도영이 몸에 맞는 볼로 데뷔 후 처음 1루 베이스를 밟았다.

무사 1·2루에서 타석에 선 박찬호가 좌중간을 가르면서 고종욱에 이어 김도영까지 홈에 들어오면서 3-1이 됐다. KIA 나성범의 2루타와 최형우·이우성의 연속 안타 등을 묶어 타자일순하며 6회 대거 6점을 만들어냈다.

KIA는 7회초 정은원에게 스리런을 내주면서 7-4까지 쫓겼지만 2사 1·2루에서 장현식을 일찍 투입해 급한 불을 껐다. 이어 9회에는 정해영이 터크먼, 노시환, 하주석을 모두 2루 땅볼로 처리하면서 시즌 2세이브에 성공했다.

이날 결승타를 장식한 박찬호는 “너무 이기고 싶었다. 수비 때 에러를 했다. (내야안타 때) 진짜 제가 뛴 것 중에 제일 빨랐던 것 같다. 세이프라는 확신이 있었다”며 “(결승타 상황에서는) 번트 사인이었는데 벤치에서 주문하던 게 수비 움직임 보고 빼서 치라고 했다. 움직임만 보고 있었고 움직이니까 자연스럽게 투수 옆으로만 치자 방향성을 놓고 쳤는데 운이 좋았다. 투수가 던진 공도 그쪽으로 치기 좋게 왔다”고 경기를 복기했다.

시즌 초반 좋은 흐름에는 체력적인 준비와 타이밍이 있다.

박찬호는 “신체적으로 만족스럽고 이범호 코치님께서 타이밍 신경 써주셔서 안정적인 스윙이 됐다. 코스대로 타구 방향이 가는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 시범경기부터 이렇게 쳐본 적이 없다. 시범경기 하면서도 놀란 경우가 많았다. 스피드와 비거리가 놀랄 정도로 좋아졌다”고 언급했다.

올 시즌 김도영의 등장은 함께 주목을 받았지만 ‘박찬호 자신의 기준’으로 야구를 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박찬호는 “도영이가 잘해서, 못해서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라 내 자신만큼은 내 기준이 나이고 싶다. 내 기준에서 내가 잘하면 되는 것이고, 내 목표치를 하면 된다. 누군가로 인해 내 기준이 달라지는 게 싫어서 신경 안 쓴다”고 말했다.

선배로서의 애정은 가득하다.

박찬호는 “이겨야 하니까 많은 이야기를 해준다. 말해줘야 하는 부분도 있다. 누가 3루에 나가도 다들 비슷할 것이다. 어찌 됐든 내가 내야에서 중심 잡아줘야 하고 선배로서, 팀 유격수로서 해야 할 일을 한다”며 “앞에서 번트 실패하길래 ‘차라리 한 대 맞아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됐다. 도영이는 잘할 것이다. 잘할 수 있는 선수다”고 웃음을 보였다.

한편 이날 이의리는 볼넷으로 경기를 시작한 뒤 좌전안타와 볼넷으로 무사 만루에 몰렸지만, 1회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은 뒤 4회까지 등판을 소화했다. 60~70구를 목표로 했던 이의리는 4이닝(65구) 2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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