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 에리히 프롬 지음, 장혜경 옮김
2022년 04월 06일(수) 21:30
사회심리학자이자 정신분석학자로 마르크스와 프로이트를 비판적으로 계승했던 사람, 바로 에리히 프롬(1900~1980)이다. 그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현대인이 소외당하는 이유를 밝히고 인간 내면의 해방과 사회 변혁을 추구했다.

이번에 출간된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는 작가의 미발표 작품 모음집이다. 국제 에리히 프롬 협회 이사이며 에리히 프롬의 마지막 8년을 함께한 조교가 엮었다. 사실 에리히 프롬 하면 가장 먼저 전 세계에서 수백만 부 이상 판매된 현대의 고전 ‘사랑의 기술’이 떠오른다. 이번 책은 관계의 사랑을 넘어 보다 근본적인 사랑의 핵심인 ‘삶에 대한 사랑’에 초점을 맞췄다.

에리히 프롬은 물질세계와 공허한 삶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강조한다. 고도로 자본화된 사회는 인간에게 감정을 비합리적인 것으로 여기게 했다. 그로 인해 지성과 감성을 분리한 나머지 통합된 인격을 가꾸는 단계로 나아가지 못했다고 본다.

또한 에리히 프롬은 칼뱅과 칸트, 베버, 프로이트, 니체와 같은 철학자들의 논의를 비판적으로 검토해 자신의 철학을 풀어낸다. 자신을 향한 사랑과 타인을 향한 사랑이 양립할 수 없다고 주장한 프로이트의 나르시즘 이론을 비판한다. 자기 자신도 감정과 태도의 대상이기에 자기애와 타인을 사랑하는 것은 일치한다는 견해를 피력한다.

무엇보다 그는 소비하는 인간에서 존재하는 인간으로의 귀환을 주창한다. 최대 소비에서 최적 소비로 이행해야 하며 그것의 바탕은 생명, 생산성, 개인주의 등 인문주의적 가치라는 것이다.

<김영사·1만58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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