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들의 ‘연합정부’ 제안 경청할 만하다
2022년 03월 02일(수) 00:05
대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판세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팽팽한 접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심지어 최근 양강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소수점 첫째 자리까지 똑같은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러다 보니 정책 경쟁은 실종되고 네거티브가 난무한다. 단일화 무산을 놓고도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에 바쁘다. 그래서인지 대선 후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많다. 누가 되든 국정을 제대로 운영하기가 쉽지 않을 거라는 우려다.

이런 상황에서 종교·정치·시민사회 원로들이 어제 대선 후보들에게 연합정부 구성과 개헌을 제안하고 나섰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법륜 스님 등 원로 20명이 참여한 ‘국민통합을 위한 연합정부추진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20대 대선에 출마한 주요 후보자들이 국민통합을 위한 연합정부 구성에 참여하겠다고 TV토론회에서 국민 앞에 약속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각 후보들에게 20대 대통령 당선 즉시 인수위원회를 중심으로 ‘국민통합을 위한 연합정부’ 준비 기구를 구성하고, 책임 총리를 비롯한 초당적 내각 구성을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또 국민 통합이 제도적으로 보장되도록 헌법과 선거법 개정 등 정치 대개혁을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이 연합정부를 제안한 것은 만일 여당 후보가 당선되면 다수 의석을 배경으로 정치적 독주를 계속할지 모르고, 야당 후보가 당선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식물 대통령’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누가 당선되더라도 권력을 독점하지 않는 가운데 경쟁했던 다른 정당 및 그 후보들과 협력해야 우리 정치가 국민의 여망에 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현 시점에서 객관적으로 생각해도 상당히 합리적인 판단으로 여겨진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및 정의당은 의석수가 적으니까 말할 것도 없으며, 180석이나 가진 민주당 역시 다수만 믿고 밀어붙이는 식으로 했다가는 다가올 총선에서 역풍을 맞을 게 분명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겠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제 각 당은 원로들의 이러한 제안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이를 실천하겠다는 공동선언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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