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눈덩이’ 도시철도 부실 설계 아닌가
2022년 02월 24일(목) 00:05
광주 도시철도 2호선의 출퇴근 시간대 차량 배차 간격이 당초 계획보다 상당히 늦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부실한 기본설계 때문이다. 이를 보완하려면 전동차를 추가로 투입해야 하는 등 수백 억 원의 사업비 증액이 불가피하다.

광주시 도시철도건설본부는 최근 도시철도 2호선 1단계 시험·시운전 시뮬레이션 운행 용역을 진행하던 중 광주시청~광주역 간 표정(表定)속도가 시속 25.88㎞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기본설계 당시 예측했던 33.46㎞보다 23% 감소한 것이다. 표정속도란 출발역부터 도착역까지 주행 거리를 정차 시간을 포함한 실제 소요 시간으로 나눈 것이다.

여기에는 1단계 구간의 정거장 간 길이가 짧고 곡선 구간이 많은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이로 인해 애초 4분 간격으로 구상했던 출퇴근 시간대 배차 간격은 5분 30초로 늦어지게 됐다. 이 경우 시간당 운행 대수 역시 15대에서 10.9대로 줄어들게 된다. 특히 갑작스러운 사고 등에 대비한 차량 예비율(운행 차량 대비 예비 차량 비율)도 국토교통부가 권고하는 기준인 10%에 못 미치게 된다.

결국 애초 기본설계대로 배차 간격을 4분으로 맞춰 차량 예비율을 지키려면 당초(66량)보다 28량의 전동차를 추가 투입해야 한다. 차량 기지 추가 확보까지 감안하면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만 480억 원으로 추산된다.

정거장이나 운행 구간 등 기본 조건에는 아무런 변경이 없는데도 배차 간격이 늘어난 것은 애초 기본설계가 부실했음을 말해 준다. 그렇지 않아도 도시철도 2호선 공사비는 사업의 장기 지연으로 인한 물가·임금 상승과 예상치 못한 설계 변경 등으로 9300억 원이나 늘어 재정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기본설계를 어떻게 했길래 이리 된 것인지 참 한심한 일이다. 광주시는 이로 인한 공사 차질이 없도록 사업비 확보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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