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취약한 시군 공공의료 역량 강화를
2022년 02월 22일(화) 00:05
노인이나 장애인 및 이주민이 많거나 소득이 높지 않은 지역이 특히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에 매우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들 지역은 감염병 확산으로 인한 충격은 큰 반면 보건·의료 인프라 부족으로 대응력은 낮았다.

한국행정연구원은 최근 국내 시군구의 신종 감염병 취약성을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진단했다. 연구원은 감염병에 노출되었을 때 쉽게 확산되는지(노출), 그로 인한 신체적·경제적·사회적 피해를 입기 쉬운지(민감성),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거나 피해의 결과로부터 회복할 수 있는 역량이 결여됐는지(대응 역량) 등을 살펴보았다.

분석 결과 나주시와 곡성·진도·함평·신안·영암군 등 전남 여섯 곳을 포함한 전국 36개 시군이 감염병에 매우 취약한 지역으로 꼽혔다. 감염병 민감성은 아주 높은데도 대응 역량은 부족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지역에는 고령자와 장애인, 이주민 등과 기저질환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고 대체로 소득이 낮은 편이었다. 반면에 의료 시설과 인력 및 사회복지 예산은 부족하거나 적었다. 연구원은 또한 고령 인구 비율이 높은 목포시와 장흥·보성·강진·영광·장성·고흥·해남·완도군 등 아홉 개 시군은 민감성이 높은 지역으로 분류했다. 의료 시설·인력이 부족하고 광역교통망에서 벗어난 무안·구례군은 대응 역량이 부족한 지역으로 꼽혔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취약 계층이 많아 코로나19 등 신종 감염병 발생 때 큰 피해를 입기 쉬운 지역일수록 수준 높은 보건·의료 대응 역량이 필요한데도 지역의 실정은 정반대임을 보여 주고 있다. 이는 자칫 ‘위험의 계급화’로 이어져 신종 감염병이 속출하는 시기에는 사회적 약자들의 고통을 더욱 가중시킬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부와 지자체는 노인·장애인 등이 많은 지역의 공공의료 시설 및 인력 확충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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