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설 민심 정확히 파악 ‘정책 경쟁’ 나서야
2022년 02월 03일(목) 00:05 가가
명절 민심은 역대 대선에서 중대 분수령으로 꼽혔다. 민족대이동으로 전국에 흩어졌던 가족들이 밥상머리에서 만나면서 세대·지역·이념을 초월해 여론이 뒤섞이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이동이 줄긴 했지만, 올해 설날 연휴는 대선을 불과 한 달여 앞두고 닷새나 이어져 그 파급 효과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초박빙의 혼전 양상 속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후보와 당 지도부 및 소속 의원과 당원들이 총출동해 호남 민심 잡기에 총력전을 펼쳤다. 민주당은 전통적 지지 기반인 호남 민심의 결집도가 예전 같지 않다는 판단 아래 텃밭 표심 다지기에 공을 들였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달 27일 광주를 방문해 지역 공약을 발표하고 화정아이파크 붕괴 현장, 말바우시장, 충장로를 차례로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의힘도 호남에서 20% 이상의 득표율을 달성하겠다며 적극적인 공략에 나섰다. 윤석열 후보는 설 연휴를 앞두고 호남 지역 230만 가구에 손 글씨로 작성한 손 편지를 발송하기도 했다.
연휴 기간 전국의 지역구에서 민심을 살핀 여야 의원들은 코로나19 확산과 이로 인한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민생의 어려움이 화두였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해석은 아전인수 격으로 판이하게 달랐다. 민주당은 그 때문에 능력 있는 이재명 후보를 차기 대통령으로 선택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음을 확인했다고 주장한 반면, 국민의힘은 윤석열 후보로 정권 교체를 바라는 의견이 많았다고 강조했다.
양강 구도를 형성한 이·윤 두 후보 간 일대일 토론이 끝내 무산되면서 이제 유권자들의 시선은 오늘 열리는 국민의당 안철수, 정의당 심상정 후보를 포함한 첫 4자 TV토론에 집중되고 있다. 여야 후보들은 이번 토론에서 설 민심을 반영한 대안과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정책 경쟁의 장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