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에만 있는 ‘안전’ 현장선 아예 무시됐다
2022년 01월 25일(화) 00:05
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아파트 붕괴사고와 관련, 시공사와 감리업체의 안전관리계획서와 감리업무수행계획서가 공개됐다. 이들 서류에는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과 감리업체가 어떠한 안전조치를 취할 것인지, 공정을 어떻게 관리·감독하면서 감리업무를 수행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상세하게 담겨 있었다.

하지만 이 같은 탁상 계획과 실제 현장의 조치는 완전히 달랐다. 대충대충 시공과 무책임한 관리 감독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계획 따로 현장 따로’의 구조적 비리는 전혀 바뀌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조오섭(광주 북구 갑) 의원이 최근 서구에서 제출받아 공개한 이들 계획서에는 시설물별로 시공사 측이 취하겠다는 안전계획이 꼼꼼히 적혀 있었다. 특히 이번 붕괴 참사의 핵심 원인으로 꼽히는 콘크리트 타설 계획뿐 아니라 강구조물 공사, 건축설비 공사 계획에 대한 안전 조치 여부와 점검 계획도 적시됐다.

그러나 말뿐이었다. 시공사 측은 콘크리트 타설 계획으로 ‘저온일 때 콘크리트 타설을 피한다’고 명시했지만 붕괴 사고 당일 영하의 날씨에서도 콘크리트 타설을 강행했다. 감리업무수행계획서와 안전계획서는 감리 업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확인시켜 준다.

특히 감리업무수행계획서에는 설계 규정에 적합한 지를 검측해 결과에 따라 불합격 시 재시공 보완토록 하는 검측 절차가 제시돼 있지만 원칙대로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광주 서구에서 지난해 3월 해빙기 안전점검을 통해 1단지 동바리 지지 상태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는데도 적절한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안전은 서류상에만 있었던 것이다.

전문가들은 “설계·안전 계획이 아무리 완벽해도 1~2㎝만 지키지 않으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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