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사적지 옛 적십자병원 최대한 보존을
2022년 01월 06일(목) 00:05
광주시가 최근 실시한 5·18 민주화운동 사적지 제11호 ‘옛 적십자병원’에 대한 ‘정밀 안전진단 및 내진 성능 평가’ 용역 결과가 나왔다. 본관동과 별관·창고·영안실 등은 안전등급 D등급(미흡), 기아보호소는 E등급(불량)을 받았다. D등급은 주요 부재에 결함이 있어 긴급한 보수·보강 작업과 사용 제한 여부를 결정해야 하고, E등급은 주요 부재의 심각한 결함으로 위험이 있어 즉각 사용 금지나 보강·개축이 필요한 상태를 의미한다.

일반 건물이라면 대부분 철거가 불가피한 안전 등급이다. 하지만 옛 적십자병원은 1980년 5월을 상징하는 건물이다. 공수부대원에 의해 다친 시민들의 치료는 물론 시민들의 자발적인 헌혈이 이뤄진 곳이다. 함부로 헐어 버릴 수 없는 역사적 가치와 상징성을 품고 있다. 광주시는 ‘원형 보존’(1안)과 ‘보수·보강’(2안) 등 두 가지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시는 오는 4월께 5·18 기념사업위원회 심의 결과에 따라 건물 활용 방안을 결정하게 된다.

그동안 광주는 옛 전남도청 본관과 전일빌딩 등 5·18 사적지의 활용 방안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 왔다. 구조 보강을 하며 변형된 옛 전남도청 내 공간은 현재 복원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자칫 헐릴 뻔했던 전일빌딩은 계엄군의 기총소사를 입증할 수 있는 탄흔이 발견되면서 ‘전일빌딩 245’로 새롭게 변모했다. 반면 전일빌딩 뒤편에 있었던 YWCA 건물은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않고 1983년 철거돼 많은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광주시는 옛 전남도청, 전일빌딩, YWCA 등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5·18 사적지인 옛 적십자병원 건물을 원형에 가깝게 최대한 보존해야 한다. 5·18단체들과 시민들의 중의(衆議)를 모아 후세를 위한 민주주의 교육장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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