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진실 규명 미흡 ‘언제까지 조사만 할 건가’
2021년 12월 29일(수) 00:00
5·18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50여 명의 시신을 광주교도소 일대에 암매장했다는 계엄군 진술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암매장 증언은 그동안 수차례 나왔지만 구체적 숫자가 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는 그제 출범 2년을 맞아 ‘대국민 보고회’를 갖고 지금까지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위는 이날 광주교도소에 인근에 50구 이상이 가매장됐다는 증언과 1980년 5월 20일 첫 발포가 광주역뿐만 아니라 동명동 등 여러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는 내용을 최초로 밝혔다.

당시 3공수부대 방문 전수조사 과정에서 교도소 일원에 가매장을 지시·실행·목격했다는 계엄군 54명으로부터 최대 50여 구의 시신을 매장했다는 진술(중복 제외)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조사위는 1982년까지 보안대 관련자들이 광주교도소를 방문해 가매장 상태를 확인했고 네 개의 팀으로 구성된 시체처리반이 가매장된 시체를 옮겼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러나 조사위의 2년에 걸친 활동이 매우 미흡하다는 평가를 내린다. 특히 대국민 보고회 내용이 과거에 발표된 조사 결과에서 확정된 것을 재언급하는 수준에서 그쳤다는 점에서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례로 당시 전두환 씨가 광주진압작전을 건의한 문서에 ‘Good Idea’(굿 아이디어)라고 적었다는 사실도 지난 2019년 이미 언론에 공개된 내용이다.

이번 발표를 놓고 김영훈 5·18유족회장이 “언제까지 조사만 할 거냐”고 비판한 것도 조사위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조사위는 내년 6월까지는 대부분의 조사를 마칠 계획이라는데, 남은 기간 동안이나마 충분한 조사로 진실을 규명할 수 있기를 바란다.

실시간 핫뉴스

많이 본 뉴스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