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도 하지 않겠다면 정치판엔 왜 나왔나
2021년 12월 28일(화) 00:00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TV토론을 거부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윤 후보는 최근 “토론을 하게 되면 결국은 싸움밖에 안 나온다”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의 토론 무용론을 주장한 것이다. 한편 지난달 초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와 이달 20일 자영업자 피해 단체 간담회에서 각각 양자토론이 추진됐으나 모두 윤 후보가 불참하면서 불발된 바 있다.

이와 관련 여야는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민주당 선대위 강선우 대변인은 “싸움을 핑계로 토론 회피의 명분으로 삼았으나, 결국 윤 후보는 자질 검증, 도덕성 검증, 정책 검증이 무섭다고 자인한 것”이라며 비판했다. 정의당의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요즘은 초등학생 때부터 토론을 한다”며 “토론 시간에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지 못하겠다고 말하는 대선 후보라니 이건 코미디가 아니면 뭔가”라고 가세했다.

그러자 윤석열 선대위의 장순칠 상근부대변인은 이 후보를 겨냥해 “토론도 격이 맞아야 할 수 있다”며 “아침저녁으로 입장이 바뀌고 유불리를 따지며 이 말 저 말 다 하고 아무 말이나 지어내는 후보 얘기를 굳이 국민 앞에서 함께 들어주어야 하나”라고 받아쳤다. 하지만 같은 당인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조차도 윤 후보를 향해 “(토론을) 회피하지 말고 즉각 응하라”며 “이것이 네거티브를 벗어나는 유일한 길”이라고 조언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윤 후보는 어제 이 후보가 ‘대장동 특검’을 받으면 토론에 응할 용의가 있다며 조건부 토론 수용으로 한 발 물러섰다. 하지만 윤 후보는 “토론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자칫 민주주의를 하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이해되기 쉽다”는 민주당의 주장을 다시 한 번 진중하게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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