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사면 유감스럽지만 국민통합 계기로
2021년 12월 27일(월) 00:00 가가
지난주 박근혜 전 대통령이 특별사면·복권됐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죄로 만기 출소한 한명숙 전 국무총리도 복권됐다. 내란선동죄로 수감 생활을 해온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도 가석방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사면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생각의 차이나 찬반을 넘어 통합과 화합, 새 시대 개막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국민 통합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박근혜 씨 특별 사면에는 여전히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이란 지적이 있는가 하면, 한마디 사과도 없는데 사면한 것은 시기상조(時機尙早)였다는 주장도 나온다. 양쪽 주장 다 일리가 있어 보인다. 박 씨는 국정 농단 등의 혐의로 징역 22년형을 선고받고 4년9개월을 복역했다. 반란죄로 확정 판결을 받았던 전두환·노태우 씨의 2년여에 비하면 월등히 길다. 건강 상태가 많이 나빠진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 진보 진영에선 ‘촛불 정신의 배신’이라고 강하게 반발한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최장기 수감생활을 했다고는 하나 사면을 반대하는 성난 여론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당사자의 사과 한마디 없이 사면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2013년 9월 내란선동죄 등으로 구속 수감됐다가 만기출소를 불과 1년5개월 앞두고 가석방된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은 “말 몇 마디로 (저를) 감옥에 넣은 사람은 사면됐다”며 형평성을 제기했다. 그런가 하면 이번 사면에 이명박 씨가 포함되지 않은데 대해 친이명박계 의원들은 ‘보수 분열 책략’이라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어찌 됐든 박 씨는 이제 형사 사법적으로는 자유를 얻었다. 하지만 엄정한 역사적 평가는 피하기 어려울 것이므로, 앞으로 어떤 식으로든 사죄 표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문 대통령이 어렵게 결단을 내린 만큼 이번 사면이 국민 통합의 계기가 되기 바란다.
어찌 됐든 박 씨는 이제 형사 사법적으로는 자유를 얻었다. 하지만 엄정한 역사적 평가는 피하기 어려울 것이므로, 앞으로 어떤 식으로든 사죄 표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문 대통령이 어렵게 결단을 내린 만큼 이번 사면이 국민 통합의 계기가 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