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 침해 ‘월패드’ 보안 대책 강화를
2021년 11월 30일(화) 01:00 가가
최근 일부 아파트에 설치된 월패드(wallpad: 주택 관리용 단말기)를 해킹해 사생활을 촬영한 영상이 유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월패드란 외부 방문자를 확인하거나 도어락·조명·냉난방·환기 시설 등을 사물인터넷으로 연결해 제어할 수 있도록 가정 내 벽면에 부착된 스마트홈 기기이다. 한데 해커들이 여기에 달린 카메라를 해킹, 입주민들의 사생활을 불법 촬영한 영상이 유출된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이와 관련 최근 인터넷 카페 등에는 해킹된 것으로 알려진 전국 아파트 700여 곳의 명단이 떠돌고 있다. 그 안에는 광주·전남 지역 아파트도 10여 곳도 포함돼 있다. 리스트에 이름이 올라간 아파트 관리사무소에는 사실 여부를 묻는 입주민들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고 한다.
특히 한 외국 웹사이트에 국내 아파트 내부가 촬영된 동영상까지 올라오면서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월패드가 가정의 일거수일투족을 들여다보는 몰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아파트를 비롯한 공동주택의 월패드는 전체 세대가 같은 네트워크를 쓰는 경우가 많아 한 세대가 해킹되면 연쇄적으로 다른 세대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스마트홈 기기의 사용은 갈수록 확대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보안이다. 편해진 만큼 개인 정보도 쉽게 빠져나갈 수 있는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 해킹 등으로 인한 사생활 침해를 막으려면 제품 설계 단계부터 보안 대책을 철저히 하고, 세대별로 인터넷망을 분리하는 등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사용자들도 카메라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렌즈를 가려 두고 짐작하기 쉬운 암호를 사용하지 않는 등 보안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