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는 우리더러 전두환을 용서하라 하고
2021년 11월 29일(월) 01:00 가가
대선 후보들이 너도나도 5·18 국립민주묘지를 찾고 있다. 선거가 시나브로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도 어제 5·18 묘지를 찾았다. 참배에 앞서 민주의문 방명록에는 ‘열사들이시여, 이 나라 국민 통합의 향도가 되어주소서’라고 적었다.
그가 광주 방문에서 강조한 바는 ‘용서’와 ‘통합’이다. 그는 “지난 화요일 전두환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났다. 사과도 반성도 없이 떠난 사람을 용서하기에는 더 많은 시간과 세월이 필요할 것이다”라면서도 “그의 죽음과 함께 우리는, 광주는, 그리고 대한민국은 대립과 갈등, 상처를 넘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통받은 역사를 뒤로하고, 5·18 정신을 더 크게 계승하고 발전시킬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라며 그것은 열사들의 헌신과 희생을 이 나라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는, 국민 통합의 초석으로 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죄는 용서하지 않지만 사람은 용서한다. 우리는 남을 용서할 의무가 있고, 또 사랑은 못하더라도 용서는 할 수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생전 일기에 남긴 글을 인용한 그는 “앞으로도 계속 전두환이라는 이름 석 자에 분노만 하며 살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용서와 화해, 국민 통합과 역사 발전, 그 중심에 광주가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한 것이다.
이는 광주 시민들에게 전 씨에 대한 용서를 강요한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어 조금 찜찜하다. 직접 피해자도 아닌 안 후보가 과연 용서를 말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걸까. 그리고 그게 외부에서 강요한다 해서 될 일인가.
‘광주의 아픔을 정치적으로 이용해선 안 된다’는 말에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다. 하지만 전두환이 한마디 사과도 없이 떠나고 그의 부인 이순자 씨가 거짓 사과로 국민을 우롱하는 마당에 ‘광주의 용서’는 아직 시기상조 아닐까.
‘광주의 아픔을 정치적으로 이용해선 안 된다’는 말에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다. 하지만 전두환이 한마디 사과도 없이 떠나고 그의 부인 이순자 씨가 거짓 사과로 국민을 우롱하는 마당에 ‘광주의 용서’는 아직 시기상조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