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한마디 사과도 없이 떠난 ‘역사의 죄인’
2021년 11월 24일(수) 01:00 가가
전두환 전 대통령이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상처와 과오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군사 반란을 일으켜 헌정 질서를 무너뜨리고 선량한 광주 시민을 학살해 놓고도 한마디 사과나 반성도 없이 생을 마감했다. 그의 사망 소식을 들으며 허망한 마음을 감출 수 없는 것은 그 때문이다.
그의 죄과를 여기에서 일일이 나열할 필요를 느끼지는 않는다. 누구나 다 알고 있지 않은가. 광주를 피로 물들인 대가로 대통령직을 찬탈한 뒤 기업으로부터 거둬들인 수천억 원의 자금으로 호의호식하고, 선고받은 추징금은 내지 않으면서 ‘황제골프’를 즐기고. 광주항쟁 당시 헬기 사격을 부인하며 죽을 때까지 뻔뻔한 행보를 보인 그는 모든 국민의 분노를 샀다. 그러니 그의 평화로운 죽음이 오히려 더욱 허망할 수밖에.
5·18 유공자 단체는 학살 책임에 대해 끝내 사죄하지 않은 전 씨에 대해 격노하며 어떠한 국가 차원의 예우도 단호히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오죽하면 광주시장까지 나서서 이런 논평을 냈겠는가. “역사의 죄인에게 죽음이 결코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전두환이 역사·국민에 지은 무거운 죄는 죽어서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역사의 죄인 전두환은 90세까지 장수를 누리고 이제 저세상으로 갔다. 그가 사망함으로써 12·12 군사쿠데타와 5·18 민주화운동 진압 등에 대한 책임은 역사의 영역으로 넘어가게 됐다. 우리는 그의 죽음이 애석한 것이 아니라 끝내 발포명령 등 학살의 주범을 명쾌하게 밝혀내지 못한 것이 한스러울 뿐이다.
누군가의 죽음에 대해 슬퍼하고 애도하는 것은 인간의 도리임을 잘 안다. 그리고 그가 누가 됐든 죽음 앞에서는 관대해지기 마련이란 사실도 잘 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그럴 수 없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의 논평으로 조사(弔辭)를 대신한다. “살아서 받지 않은 죗값은 지옥에서 가서라도 받기를.”
5·18 유공자 단체는 학살 책임에 대해 끝내 사죄하지 않은 전 씨에 대해 격노하며 어떠한 국가 차원의 예우도 단호히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오죽하면 광주시장까지 나서서 이런 논평을 냈겠는가. “역사의 죄인에게 죽음이 결코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전두환이 역사·국민에 지은 무거운 죄는 죽어서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