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AI 페퍼스, 위기관리 능력 키워야
2021년 11월 15일(월) 06:00
초·중반 접전 벌이다 한번 흔들리면 순식간에 대량실점 ‘악순환’
엘리자벳에 공격 의존도 너무 커 … 박경현·이한비 공격 늘려야
내일 페퍼스타디움서 IBK기업은행과 리턴매치 2승 절호의 기회

지난 13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AI페퍼스와 현대건설의 도드람 2021-2022시즌 V리그 경기. AI페퍼스 박경현(왼쪽부터)과 엘리자벳, 하혜진이 사인을 주고받으며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KOVO 제공>

AI페퍼스가 최악의 경기를 딛고 2승에 도전한다.

AI페퍼스는 지난 13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시즌 V리그 2라운드 첫 경기에서 현대건설에게 0-3(18-25, 17-25, 18-25)으로 완패했다.

1라운드에서 깜짝 1승까지 올리며 기세를 올리던 AI페퍼스. 1라운드에서 전승가도를 달리던 현대건설을 5세트까지 몰아붙이며 유일하게 승점을 뺏은 전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약점을 고스란히 간파당한 듯 ‘최악의 시나리오’로 진행됐다.

우려했던 위기 관리 능력이 여전히 부족했다.

경기 중반까지 접전을 펼치다가도, 기세에서 밀리자 순식간에 점수차가 벌어지는 상황이 반복됐다.

1세트는 12-12 상황에서 박경현의 서브가 아웃라인을 넘어가고, 야스민의 오픈 공격과 이다현의 블로킹에 순식간에 3점을 내줬다. 이후 1세트가 18-25로 벌어질 때까지 힘을 쓰지 못했다.

2, 3세트도 비슷한 흐름이었다. 2세트에서는 10-6으로 리드를 잡았지만, 김연견의 디그와 양효진·이다현의 블로킹에 공격이 번번이 막히며 쉽게 역전을 허용했다. 역시 7~8점차까지 점수차가 벌어지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주포’ 엘리자벳의 높은 의존도도 독이 됐다. 엘리자벳이 흔들리자 팀 전체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 것.

1세트에서 공격성공률 23.08%에 그치며 고전했던 엘리자벳은 3세트가 끝난 뒤에도 공격 성공률 35.29%에 머물렀다.

세터 이현이 레프트·센터로 볼을 넘겨주며 돌파구를 찾았지만, 하혜진과 이한비는 각각 공격 성공률 25%, 21.43%만을 기록하며 침묵했다. 박경현이 8득점(공격 성공률 46.15%)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날 팀 공격 성공률은 30.23%로 뚝 떨어졌다.

빈틈을 노리는 양효진·야스민의 공격에 수비진이 흔들리기도 했다. 이날 AI페퍼스는 리시브 효율이 20.69%에 그쳤다. 서브를 받아내더라도, 80%는 세터가 아닌 엉뚱한 방향으로 볼이 튀어나간 셈이다. 야스민 등의 강력한 스파이크서브에 서브에이스로 8점이나 내줬다. 리시브가 약하다보니 공격도 침묵하는 도미노현상이 빚어졌다.

자기 약점을 분석한 AI페퍼스는 16일 리턴매치에 나선다.

16일 오후 7시 페퍼스타디움에서 IBK기업은행과 2번째 경기를 치른다.

기업은행도 AI페퍼스와 맞대결을 ‘이를 갈며’ 기다리고 있다. 기업은행은 현재 7전 7패로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라운드에서 신생팀 AI페퍼스에게 ‘첫 승’을 헌납하며 체면을 구기기도 했다.

기업은행전 이후 AI페퍼스의 팬층도 급성장했다. 지난 2일 흥국생명전 홈경기에서는 관중 수 1409명, 9일 기업은행전 원정경기에서는 1335명이 모였다. 13일 현대건설전에서는 홈경기 역대 가장 많은 숫자인 2422명의 관중이 몰렸다.

AI페퍼스가 광주시민을 비롯한 전국 배구 팬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감격의 ‘2승’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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