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산옥, ‘조선판스타’ 우승…“하늘의 남편이 도와 준 것 같아”
2021년 10월 31일(일) 23:30
<국악 오디션 TV 프로그램>
상금 1억원…출연 권유한 남편 첫 방송 못 본채 암으로 별세
구례 출신 전남대 국악과 졸업…지역 국악행사 사회 도맡아
2019년 TV조선 ‘미스트롯’ 우승자 송가인을 시작으로 ‘미스트롯 2’ 우승자 양지은, ‘팬텀싱어3’ 출연자 고영열 등 ‘소리의 본향’으로 불리는 남도에서 판소리를 공부한 국악계 출신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엔 그 뒤를 이은 또 한명의 ‘스타’가 탄생했다.

구례 출신 국악인 김산옥(43·사진)이 지난 30일 MBN ‘K-소리로 싹 가능, 조선판스타(이하 ‘조선판스타’)’에서 ‘제 1대 조선판스타’의 명예를 거머쥐었다. 상금은 1억원.

전주예술고등학교, 전남대학교 국악학과를 졸업하고 전남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판소리를 전공한 김 씨는 광주에서는 알아주는 판소리 스타다. TBN ‘차차차 유쾌한 산옥씨’ 진행자로, 전통문화관 토요상설공연 등 국악 공연 사회자로도 이름을 알려온 그는 이제 ‘전국구 판소리 스타’가 됐다.

김 씨는 ‘조선판스타’ 첫번째 판 당시 “암 투병 중인 남편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어서 나왔다”고 자신을 소개하며 화제가 됐다. 하지만 그 방송이 공개되기 전 안타깝게도 남편은 세상을 떠났다.

그는 ‘조선판스타’ 출연 계기에 대해 “남편이 제가 무대에 서는 것을 정말 좋아했는데 광주에서만 활동하는 것을 항상 아쉽게 생각했다”며 “‘조선판스타’에 출연하면 지금보다 더 잘 될 것 같다며 지금이 기회라며 남편이 출연을 권유해서 나가게 됐다”고 말했다.

“우승이 꿈만 같습니다. 남편이 다 도와준 것 같아요. 앞으로 남편 몫까지 두 딸 사랑하며 잘 키우고 우리 국악도 소홀히 하지 않는 국악인이 되겠습니다. 상금 1억원은 정말 큰 금액이예요. 일단 이 결과를 얻기까지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습니다. 사람이 힘든 일을 겪어보면 안다고 하잖아요. 상금을 감사한 분들에게 쓰고 싶어요. 나와 같은 처지의 힘든 터널을 지나고 계신 분들과도 나누고 싶고요. 또 두 딸에게 자전거도 사주고 싶습니다.”

그는 첫 무대를 마치고 난 후 남편이 세상을 떠났을 때를 떠올렸다.

“첫 방송 전에 남편이 지인들에게 ‘아내가 조선판스타에 나온다’고 연락을 다 돌렸어요. 제가 첫 무대에서 올스타를 받자 무척 좋아했었죠. 그리고는 세상을 떠났어요. 그러면서 포기하려고 했는데 주변에서 ‘남편이 보고 있을 거다. 남편이 원하는 건 포기가 아닐 것’이라고 말씀해 주시더라구요. 그 말씀에 다시 일어설 힘을 얻었습니다.”

그는 첫 무대에서 올스타를 받고부터 자신감을 얻었다. 두번째 라운드부터는 남편이 지켜줄거라는 생각에 없던 자신감도 생겼다. 특히 무대를 보고 판정단이 눈물을 흘릴 때는 그의 아픔을 알아주고 위로해주는 듯한 느낌을 받아 고맙기도 했다.

30일 진행된 마지막 경연에서 김 씨는 네번째로 무대에 섰다. 두 딸의 응원에 힘입은 그는 ‘인연’ 그리고 ‘춘향가’ 중 ‘이별가’를 선보였고 판정단 점수에서 6명에게 100점 만점을 받아 총점 1485점으로 역대급 점수를 받았다.

놀라움에 눈물을 멈추지 못하던 김 씨는 “남편이 너무 보고 싶다”며 “나 제대로 일 냈어. 우리 두 딸 잘 키울 거야. 지켜봐 줘”라고 하늘에 있는 남편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 씨는 앞으로의 활동 방향에 대해 “이렇게 어마어마한 상을 받고보니 마냥 좋을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어깨가 굉장히 무겁다”며 “앞으로 ‘제1대 조선판스타’라는 타이틀에 맞게 폭 넓은 음악생활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광주 뿐 아니라 서울에서도 더욱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며 나눌 수 있는 음악을 하고싶다는 그는 “전통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 국악인으로서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가야 할 지 고민이 많지만 지켜봐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은재 기자 ej662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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