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육상의 미래’ 양예빈, 전남체고에 새 둥지
2021년 10월 07일(목) 00:25
체계적 훈련 위해 지난 8월 전학…전학 규정에 전국체전 출전 못해
소년체전서 압도적 질주 등 신기록 세우며 ‘차세대 스타’로 떠올라
명장 문봉기 감독이 지도…양예빈 “세계무대서 꿈 이루도록 최선”

지난 8월 전남체고로 전학한 차세대 육상 스타 양예빈.

한국 육상 여자 단거리 차세대 스타 양예빈(17)이 전남체고로 둥지를 옮겨 꿈을 키우고 있다.

7일 전남체고에 따르면 양예빈은 지난 8월 전남체육고등학교로 전학온 뒤 문봉기 육상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훈련을 하고 있다. 충남 계룡중학교를 거쳐 용남고등학교에 다니던 양예빈은 미래를 위해 학교를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고향을 등지고 전남체고로 전학오는 데는 자신은 물론 가족들의 강력한 희망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육상계 명장인 문봉기 전남체고 육상감독의 영향도 컸다. 문 감독은 2009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 대회 총감독을 지냈고 현재 대한육상경기연맹 우수선수육성위원장을 맡고 있다.

엘리트 체육학교에서 운동에 전념할 수 있는 강점도 작용했다. 전남체고는 육성 단거리부문에서 톱클래스로 꼽히는 명문인데다 자체 재활훈련 시스템은 물론 전남체육회 스포츠 과학센터 등 전문적인 선수관리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다.

문 감독은 “차세대 스타가 전남체고에 온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훌륭한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하는 부담도 크다”면서 “양예빈은 물론 전남체고 선수들이 서로 선의의 경쟁을 펼치면서 성장해 대한민국 최고 선수들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빈은 워낙 자기관리를 잘하는 선수이고 성장과정에 있기 때문에 큰 기대를 걸어도 손색없을 것”이라며 “친화력이 뛰어나 전학와서도 팀 적응도 빠르고 훈련에도 열의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예빈은 전학 후 3개월이 지나지 않으면 전국체전에 출전할 수 없는 규정에 따라, 올해 전국체전에 나서지 못한다.

양예빈은 중학교 3학년이던 2019년 7월, 55초29의 400m 한국 여자 중학생 기록을 세웠다. 1990년 6월 김동숙(당시 성보중)이 작성했던 여중부 최고기록 55초60을 0.31초 당겼다.

양예빈의 기록은 한국 성인 역대 기록으로 따져도 11위에 해당한다. 2003년 8월 이윤경이 세운 한국 신기록 53초67과는 1.62초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신다혜(김포시청)가 세운 2019년 기록 55초19에는 0.1초 차로 접근했다.

양예빈은 2019년 전국소년체전에서 여중부 3관왕(200m·400m·1600m 계주)에 오르며 이름을 알렸다. 계주에서 50m 차이를 뒤집고 우승을 이끄는 등 압도적인 실력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 그의 활약상을 담은 영상은 유튜브 조회 수가 550만회를 넘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멀리뛰기로 육상에 입문한 양예빈은 중1 때 단거리인 200m· 400m로 종목을 바꾼 지 2년도 안 돼 한국 육상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고교 진학 후에는 개인 최고 기록을 경신하지는 못했지만 꾸준히 56초대 기록을 내며, 실업팀 선수들과도 경쟁하고 있다.

문 감독은 “양예빈이 부상 때문에 기록이 주춤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기량과 기술적인 면 보다는 어린 나이에 스타로 주목받다보니 정신적인 부담이 컸던 것 같다”며 “오히려 용기를 북돋우는 등 심리관리에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양예빈은 회복과 훈련을 병행하며 다음 시즌을 준비할 전망이다.

양예빈은 “고향에서 전남으로 학교를 옮긴 만큼 세계무대에서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윤영기 기자 penfoot@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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