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작가 작품 대신 새 전봉준 동상 ‘불멸, 바람길’…정읍 황토현전적지
2021년 09월 02일(목) 14:28
가천대 임영선 교수 작품, 동학군 행렬’ 형상화

가천대 임영선 교수의 작품 ‘불멸, 바람길’. <정읍시 제공>

친일 작가 작품이란 지적을 받아온 정읍 황토현전적지의 전봉준 장군 동상이 철거되고, 그 자리에 동학농민군 행렬을 형상화한 새로운 작품이 설치된다.

정읍시는 현 전봉준 장군 동상을 대체할 작품을 전국 공모해 가천대학교 임영선 교수의 작품 ‘불멸, 바람길’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불멸, 바람길’은 고부에서 봉기를 시작한 동학농민혁명군의 행렬 이미지를 부조, 투조, 환조의 기법으로 제작한 군상 조각이다. 동학의 인본주의 사상이 작품의 바탕을 이루도록 인물 배치를 사람인(人) 형상으로 한 게 특징이다.

작품은 특정 인물이 강조돼 높은 좌대 위에 설치되는 권위적이고 일방적인 형식을 지양했다.

또 행렬의 선두에 선 전봉준 장군의 크기와 위치를 민초들과 수평 배치했다.

시는 “벗은 갓을 들고 가는 전봉준 장군의 모습은 신분제 차별을 없애고 불합리한 모순을 개혁하려는 혁명가의 의지가 돋보인다”고 설명했다.

시는 동상 재건립 추진위원회 위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청에 국가지정문화재 현상 변경을 신청할 예정이다.

새 동상의 제막식은 내년 5월 정읍에서 열리는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식’에 맞춰 열린다.

유진섭 정읍시장은 “동학농민혁명 사상과 시대정신을 보여주는 이번 작품을 통해 역사의 한 장면에 시민들이 동참하고 이름 모를 농민군들의 희생을 추모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읍=박기섭 기자 parkks@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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