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승리 공식
2021년 08월 03일(화) 02:00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이 네거티브 공방으로 얼룩지고 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시대 이후를 열어 갈 수 있는 치열한 정책 경쟁은 실종되고 상대 후보의 약한 고리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소모적 네거티브 공세가 판을 치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내검네흑’, 내가 하면 검증이고 네가 하면 흑색선전이라는 식이다.

특히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이재명 경기 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진영의 난타전은 ‘명낙대전’으로 불릴 만큼 그 수위가 적정선을 넘어서고 있다. 여기에 후발 주자들은 결선 투표에 진출하기 위해 모든 후보들을 가리지 않고 공격하는 이른바 ‘모두 까기’에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 코로나 사태를 인내하며 민주당 경선을 바라보는 국민 입장에선 답답하기 그지없는 상황이다.

차기 대선은 민주당에 결코 유리한 구도가 아니다. 오는 11월까지 전 국민 백신 접종률 80%로 집단면역을 만들어 내겠다는 정부의 약속도 델타 변이 확산과 백신 수급 불안정으로 흔들리고 있다. 여권에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마스크 대선’ 가능성마저 거론된다. 여기에 아파트 등 한 번 오른 집값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반면 나라 밖을 보면 미·중 간 첨예한 갈등 속에 반도체, 인공지능, 빅데이터, 우주항공 산업, 백신 전쟁 등 첨단 분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 경선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민국의 생존을 이끌 정책적 비전은 보이지 않는다. 구체적 미래 성장 담론보다는 현금 지급성 공약만 내놓으면서 ‘퍼 주기’ 논란마저 자초하고 있다.

대선에서의 승리 공식은 단순하다. 유권자의 다수를 차지하는 서민과 중산층들에게 미래 희망을 줄 수 있느냐가 정권의 향배를 결정한다. 민생 경제가 정권 창출의 필요조건인 셈이다. 여기에 서민과 중산층의 애환을 함께하며 시대정신의 본질을 꿰뚫는 진영이 결국 집권하게 된다. 이는 정치적 충분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민주당의 현실은 이 모두 취약한 편이다.

그래도 아직 대선까지는 시간이 있다. 네거티브의 진흙탕에 빠져 있는 민주당 대선 후보들에게 각성을 촉구한다.

/임동욱 선임기자 겸 서울취재본부장 tu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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